"실적개선 확실한 종목 중심 접근을"

"약세장" vs "강세장"… 증권사도 갈피 못잡는 7월 증시
영업익 추정치 10% 오른 컴투스·한진중·한전 주목



7월 증시를 바라보는 시장 전문가들의 눈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다만 2ㆍ4분기 실적을 놓고 시각차가 존재해 증시 전망도 한데 모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2·4분기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내려간 상황에서 8일 삼성전자(005930)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국내 상장사들이 실제로 어떤 실적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며 "증시의 방향성을 예상하기 어렵다면 확실하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투자해볼 것"을 주문했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7월 예상 코스피지수 밴드는 1,940~2,100포인트로 형성돼 있다. 대신증권·KDB대우증권·교보증권·하나대투증권 등은 강세장을 전망한 반면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SK증권은 약세장을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7월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올해 코스피200 종목의 순이익 예상치는 96조원으로 최근 1년 동안 22.5%, 연초 이후 15% 하향 조정됐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사의 실적이 꾸준히 하향 조정돼왔고 2·4분기 실적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 지수 수준은 예상 실적에 비해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기 때문에 7월 증시에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등 대외 여건은 나쁘지 않은데 기대감은 이미 지수에 반영돼 있어 대외 변수를 통한 반등도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그는 "8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이미 하향된 수준이라는 것은 시장이 모두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발표에서 주주 이익 환원 정책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줘야 시장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미국과 중국의 경기 개선이 이어지면서 월초 코스피지수의 반등 흐름이 기대되지만 2·4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이 발표되면서부터 조정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2·4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23조4,000억원 수준인데 1·4분기 말보다 이미 6.5% 하향 조정됐고 실제로 실적이 발표되면 이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기업의 수출은 올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8.8% 떨어졌기 때문에 실적에는 5% 감소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형주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대형주를, 경기방어주에서는 필수소비재ㆍ제약업종, 경기민감주 중에서는 실적 쇼크 가능성이 없고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정유ㆍ화학 업종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4·4분기 반등장을 기대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대신증권은 7월에는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인 49.7을 상회한 50.8을 기록하는 등 지표 서프라이즈를 보이고 있고 기업이익 추정치가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계와 유럽계 자금도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펀드 환매 압력 감소, 인플레이션 부활 등 국내 증시의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진단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4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현재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본격적인 2·4분기 어닝시즌이 도래하면 3·4분기 실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철강·은행·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3·4분기 실적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7월 증시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잡아주지 못하고 있어 투자전략을 잡기 어렵다면 확실하게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 달 전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현재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0% 이상 오른 종목은 5개 종목이다. 컴투스(078340)는 한 달 만에 영업이익 추정치가 33.44% 올랐고 삼성카드(029780)(26.78%), 한진중공업(097230)(24.57%), 현대산업(012630)(13.26%), 한국전력(015760)(12.97%) 등도 긍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증시는 미국·중국 등 대외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1,904억원)이 몰려 9거래일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9%(13.70포인트) 오른 2,002.21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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