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월 1일] 단계적 출구전략 통해 충격 최소화 필요

주요 경제지표들이 빠른 속도로 회복됨에 따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들을 점차 정상화시켜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생산 동향은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음을 보여준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하며 3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보다 0.6%포인트 상승한 82.8%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시설들이 거의 완전가동에 가깝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도 지난 4월보다 3.9% 늘었고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서는 무려 22.3%나 증가했다. 수출호조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생산→투자→소비→고용증가의 선순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빠른 경기회복에 따라 정부 내에서 올해 6%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주요 국제기구들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 5% 초반은 물론 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밝힌 연간 성장률 5.8%보다 더 높은 수치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확장적 재정정책 정상화 및 금리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필요성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이미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그동안의 확장적 정책기조를 '점진적 정상화' 모드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총액한도대출 축소 등 시중 유동성 흡수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공공기관들도 위기극복 차원에서 시행한 일괄 만기연장을 종료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미 지표금리가 오르고 있고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험요인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기보다 경제에 주는 충격이 작은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재정지출부터 정상화해나가되 충격이 큰 금리인상 등에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중심으로 출구전략을 촉구하고 있으나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신중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 중국 경제의 후퇴 가능성 등 불안요인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경기가 살아났다지만 내수ㆍ중소기업 및 서민들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을 감안할 때 출구전략을 마냥 미룰 수는 없지만 단계적 접근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