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탈환 '2차 대전'

■ 카드·이통사 영업정지 끝… 불붙는 마케팅戰
이통3社 20일부터 정상 영업… 단말기값·요금 할인 총공세


68일이라는 사상 초유의 영업정지 사태를 겪은 이동통신 3사가 20일 일제히 영업을 시작한다. 이통사들은 '고가 단말기, 고가 요금제 전략'에서 '단말기·요금 동시할인 전략'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고객들의 선택권은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에서는 지난 1~2월 보조금 대란에 이은 2차대전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추가 영업정지'라는 규제당국의 카드가 과열경쟁을 식힐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단독영업 중인 KT에 이어 19일에는 LG유플러스, 20일에는 SK텔레콤이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한다.

업계에서는 20일부터 SK텔레콤의 반격과 KTㆍLG유플러스의 '수비'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의 번호이동 숫자를 감안하면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50% 밑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5월 말까지 점유율을 다시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점유율 30% 사수를 목표로 하는 KT와 20% 탈환을 노리는 LG유플러스의 공격적인 영업도 예상된다.

이통사들은 고객탈환을 위해 '고가 단말기, 고가 요금제 전략'을 버리고 단말기와 통신요금 할인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이날 LG Gx 등 9종의 스마트폰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밝혔고 SK텔레콤은 5만원대 요금으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착한 가족할인'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러나 1~2월의 보조금 대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통사들이 표면적으로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와 요금할인 전략을 내걸었지만 타사 고객을 빼앗는 최선의 방법은 보조금이기 때문이다. 특히 각각 7일과 14일의 추가 영업정지를 앞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가 마무리된 KT보다 더 절박한 상황이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단말기유통구조 개선법'에 앞서 고객을 최대한 많이 유치하려는 유인도 존재한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불법 보조금으로 시장과열을 주도한 사업자에는 강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보조금 지급실태 점검을 강화하기 위한 조사팀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통사들의 과열경쟁을 식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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