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빵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인정신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13일 부산정보대 호텔조리과 교수로 임용된 프랑스 제과제빵 기능사 리오넬 레이몽(35)씨는 "고향에 돌아가 가업을 잇고도 싶었지만 한국에서 프랑스의 제과제빵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인 것 같아 남게 됐다"며 "한국에 있는 동안 프랑스의 전통 제빵기술과 음식에 스며 있는 역사를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남부의 한 소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레이몽씨는 3대째 제과업을 잇는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기술 덕분에 프랑스 국립제과학교(INBP)를 졸업하고 기능사 자격증 과정을 마쳤다. 그러던 중 지난 99년 지인의 소개로 한국의 한 제과업체에서 일하게 되면서 한국인 아내를 만났고 2002년부터는 ㈜신라명과에서 제과제빵 기술 매니저로 일했다. 그는 "맛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며 "4년이 넘는 동안 한국 회사에서 일하면서 한국인의 미세하고 깊이 있는 입맛을 이젠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레이몽씨는 또 "정통 프랑스식 음식에다 한국인의 감성적인 입맛이 조화를 이룰 경우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하는 맛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있는 동안 학생들과 함께 맛으로 승부하는 세계적인 음식을 만들어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음식의 의미에 대해 그는 "고객은 항상 맛으로 평가한다"며 "자신의 혼이 담기지 않은 빵은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