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자본거래 기대심리 등에 좌우/양국 물가수준차이도 장기적 영향한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를 나타내는 환율은 변동환율제도에서는 외환시장의 수급상황을 반영하여 끊임없이 변동하게 되며, 고정환율제도에서도 장기적으로는 경제여건변화를 반영하여 평가절상 또는 평가절하라는 과정을 통해서 변동하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환율의 변동은 어떤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일까.
환율결정에 관한 가장 고전적인 이론은 구매력평가설(Purchasing Power Parity:PPP)인데 이는 동일한 상품의 가격은 어디에서나 동일해야 하므로 환율은 양국 물가수준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즉 상품이 하나만 있다고 가정하고 나라간의 상품가격의 차이가 환율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싼 나라에서 상품을 구입하여 비싼 나라에 팔 경우 이득을 볼 수 있게 되므로 이런 재정거래(arbitrage)에 의해 결국 환율은 양국의 물가차이를 반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상품이 매우 다양하므로 각 상품가격의 차이에 대응하는 환율수준이 여러 개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비스 등 비교역재도 많은데다 단기적으로 물가수준 이외에 다른 변수들도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실제환율이 양국의 물가차이를 항상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구매력평가설은 단기적인 환율결정요인을 설명한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환율변동과 양국의 물가수준차이가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실제적인 환율변동요인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에서 외환의 수급을 변동시키는 요인을 살펴보아야 하는데 외환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경상거래, 자본거래, 그리고 기대심리 등을 들 수 있다. 경상거래중 수출은 외환공급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수입은 외환수요요인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상태 즉 무역흑자의 경우에는 외화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으로써 환율이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무역적자인 경우에는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자본거래도 외환의 수급에 영향을 주는데 자본거래는 양국의 이자율 차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즉 자본이동에 규제가 없을 경우 이자율이 높은 나라로 자금이 몰리게 되어 그 나라의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나라의 통화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한편 기대심리도 환율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미래의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모든 경제주체가 예상하고 있다면 외환차익을 얻기 위해서 외환을 매입하려 할 것이므로 환율이 실제로 상승하게 되는 효과가 있게 된다.<박동순 한은 외환시장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