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많지만 물건 없어요"… 1년새 1억 치솟아

■ '미친 전셋값' 세종시에 무슨일이
첫마을 59㎡ 전셋값이 분양가보다 2000만원 이상 비싸
2015년까지 3만가구 공급… 입주 본격화땐 다소 진정될듯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 전경. 정부 부처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이 일대 중소형 아파트는 전셋값이 이미 분양가를 추월한 상태다.

지난 주말 서울역에서 KTX와 BRT(간선급행버스)를 이용해 한시간 40분 만에 도착한 세종특별자치시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겨울을 알리는 스산한 바람에도 첫마을 일대는 중개업소를 오가는 사람들과 상업지구내 오피스텔ㆍ상가 공사로 분주했다.

한 아파트 단지내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말 정부부처 6개 기관 종사자 2,300여명이 이전하는 탓에 미리 내려와 전세물건을 찾는 문의가 많지만 물건은 얼마 없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분양가 뛰어넘은 전셋값= 첫마을 아파트의 매매와 전셋값이 동반 상승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1년 말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59㎡(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가는 1억5,7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시세가 2억2,000만~2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셋값 역시 1억8,000만원선으로 이미 분양가를 훌쩍 뛰어 넘었다.

84㎡ 역시 전셋값이 2억2,000만원선으로 당초 분양가 수준까지 올랐고 매매가는 3억원까지 상승했다.

이지역 종마루공인의 김정영 이사는 "이 일대 매매와 전월세 거래 비율이 1대9에 달할 만큼 전월세 계약이 절대적으로 많다"며 "수요가 몰리다 보니 불과 1년 사이에 전셋값이 1억원이나 뛴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룸 등 소형주택 시장은 수요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대평동이나 인근 조치원ㆍ유성ㆍ장군면 봉안리 등은 세종시 붐을 타고 원룸주택 건립이 넘쳐났던 탓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40만원으로 가격이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반면 행정중심복합도시 내에 공급중인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공급가격이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월세 시세도 높게 형성돼 있다. 실제로 첫마을에 분양 중인 A오피스텔 전용 24㎡는 분양가가 1억3,500만원에 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은 받아야 원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전 예정인 모 부처의 한 공무원은 "차라리 마음에 맞는 동료 두 세명과 84㎡짜리 아파트에 함께 들어가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을 내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 본격화되면 입지별 양극화 예상= 전문가들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현재는 심각한물건 부족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만큼 전세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에만 세종시 내에서 2,500가구가 입주하는데다 오는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3만가구가 준공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입주가 본격화하면 지금과 같은 전세난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될 것"이라며 "현재도 청약에서 미달지역이 나오고 있는 만큼 입지에 따라 시장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 내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2-2생활권이다. 정부청사 3단계 구역과 인접해 있고 백화점ㆍ호텔ㆍ공연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출퇴근은 물론 생활 인프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2-2생활권 설계 공모에서는 현대건설ㆍ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포함해 20개 업체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공모에 참여한 A건설 관계자는 "2-2생활권은 세종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사들이 대거 몰린 것도 이미지 제고를 통해 향후 사업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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