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야당 압승
인민당·PML-N 연립정권 구성할듯무샤라프 대통령·군부 행보에 관심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지난 18일 실시된 파키스탄 총선에서 故 베나지르 부토 전총리가 이끌던 파키스탄인민당(PPP)과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등 2개 야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오(현지시간) 현재 현지 민영 지오(Geo) TV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PPP가 86석, PML-N이 64석으로 전체의석 272석의 절반을 넘는 150석을 확보했으며,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는 38석에 그쳤다.
229개 선거구에 대한 비공식 득표율 집계에서도 PPP는 33.1%, PML-N은 27.5%, PML-Q는 14.4%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124개 지역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PML-N이 30%, PPP가 26.6%, PML-Q가 12.1%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의 최종 개표 결과는 20일 오전에나 나올 예정이다.
여당도 이번 선거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페르베즈 엘라히 여당 대표는 "국민의 심판을 기꺼이 수용한다"고 말했고, 무샤라프 대통령도 이날 TV 연설을 통해 "선거 결과는 국민들의 목소리며 나를 비롯한 누구도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추세대로 야당이 승리하면 지난 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나고 두 야당이 연립정권을 세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율이 40%에 그쳐 부정선거 시비가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파키스탄 곳곳에서 산발적인 폭력행위가 벌어져 이미 20여명이 사망하는 등 파키스탄 정국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부토 전 총리의 암살로 어지러운 분위기 속에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당초 예상됐던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라면서도 "핵보유국인 파키스탄 정국의 앞날은 무샤라프 대통령과 군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할 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