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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자음과모음이 그간의 ‘사재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친 SBS 보도에 반박하고 나섰다. 또 청와대와 문화관광체육부를 통해 출판사를 손보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22일 서울 인사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황광수(69ㆍ사진) 신임 대표는 “지난 3개월간 사원-편집위원으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가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확인된 것이 없다. SBS의 보도와 이를 기정사실화한 황석영 작가의 기자회견 모두 사실과 다르다. 지난 1일 SBS에 대해 반론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4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피해액 산정을 마치는 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도 나설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자음과모음 측은 지난 19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7월 전후로 2번에 걸쳐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응해 출판사의 원본 장부들을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작가 황석영 씨가 신간 ‘여울물 소리’ 절판과 관련해 제기한 3억원의 피해보상 소송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정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도 표명했다.
이날 황 대표는 “SBS는 중복구매가 곧 ‘책 사재기’라는 관점으로 몰아가고 있고, 대표적으로 자음과모음을 특정해 작가ㆍ출판사 이름ㆍ책 표지 등을 공개했다. 출판업계에서 자음과모음이 그간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급격히 세를 확장하는 것에 대한 경계, 그리고 보수 집단이 좋아하지 않는 황석영 작가와 자음과모음 이미지가 겹치면서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한다. 사실 그 책들이 베스트셀러 된 적도 없고, 억대의 사재기를 통해 얼마나 팔아야 수익을 남기겠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문화관광체육부의 조사에 대해서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늘 아침 문체부 담당자에게서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가만히 있지 왜 시끄럽게 하느냐고 전화가 왔다. 문체부의 조사를 조종하는 세력이 따로 있다는 걸 안다. 이번 사건 당사자 중 한 명에게서 청와대ㆍ문화관광부를 통해 손 보겠다는 식의 얘기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SBS와 황석영 작가가 자음과모음을 ‘책 사재기’ 출판사로 몰아가고, 오히려 자음과모음이 책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놓으라는 식이다. 의혹 제기한 쪽이 명확한 자료를 내놓아야 하지 않나. SBS는 중재위원회 1차 회의에도 불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책 사재기’가 아예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다소 여지를 남겼다. “만에 하나 ‘책 사재기’에 관해 인정할만한 소지가 있다면 받아들이고 처절하게 반성하겠다. 지난 3개월간 철저히 조사했지만, 비상대책위가 수사 전문가로 구성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5월7일 처음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다음날 사퇴한 강병철 전 대표는 1~2년 후 현재의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는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강 전 대표는 SBS 보도를 스스로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 객관적인 자체 조사를 위해 물러난 것이다. 그는 한국 문학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해왔다. 현재 지분 100%를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51%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안다. 결국 다른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이를 출판사에 투자하는 방향을 고민하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