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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1917~1990)의 그림은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것처럼 보인다. 비뚤비뚤한 선으로 집과 자동차를 그린 방식이 순진무구한 동심의 세계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유화지만 스케치북만한 작은 크기와 투박한 원색, 윤곽선을 희게 남겨 둔 터치는 아이들의 전유물인 크레파스 그림과도 비슷하다. 작가가 1953년 부산 피난 시절에 광복동의 인상을 그린 이 작품은 환란의 시기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듯한 인상을 준다. 실제로 작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던 무렵 어린이박물관학교에 자주 들르곤 했다고 한다. 빨간 벽돌집과 파란 자동차를 중심으로 엄마 손을 잡은 아이가 있는 구성은 어린아이의 동심으로 본 어려웠던 시절을 담담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