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공·사모) 설정액이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60조원 밑으로 내려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마지막 주에 인덱스펀드로 자금이 유입됐지만 9월 말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53조원에 그쳤다. 최근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 급락 등으로 상승 탄력이 둔화되자 펀드로 유입되던 자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 달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중소형주가 선전하면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월초 이후 수익률은 -2.01%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08%의 수익률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국내주식형펀드는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환율 변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 펀드는 1.44%의 수익률을 기록해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많이 편입하고 있는 코스피200인덱스 펀드는 -2.62%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가 8.36%의 수익률로 국내주식형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동부바이오헬스케어'가 7.85%의 수익률로 그 뒤를 이었다.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며 헬스케어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것이다. '프랭클린오퍼튜니티'가 6.76%, '우리신성장중소형'이 5.5%, '한국투자중소형주'가 4.68%의 수익률을 내는 등 중소형주펀드들도 대거 상위에 포함됐다.
지난달 국내주식형펀드는 중소형주와 배당주의 활약이 뚜렷했다.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펀드에 6,593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중소형주식형펀드에도 1,7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설정액 2조원을 넘어선 '신영밸류고배당'에는 9월 한 달간 3,55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베어링고배당'에도 1,01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 채권형펀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시장 강세와 미국의 초저금리 유지 정책에 1,22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10월 한국의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만기가 짧은 단기국공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우리단기국공채'에 1,162억원, '한화단기국공채'에 708억원이 들어왔다. '미래에셋솔로몬단기국공채'에도 29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는 경기부양 기대감과 엔화약세 흐름에 중국과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했다. '미래에셋TIGER합성-차이나A레버리지'는 14.23%의 수익률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KB KStar일본레버리지'가 11.04%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중국펀드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에서 371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자금은 유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7년 이후 정체되어 있던 중국 증시가 최근 상승하자 수익률이 회복된 투자자들의 환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펀드에 대한 환매 행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는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이머징마켓'이 2.32%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교보악사미국하이일드'가 1.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하나UBS딤섬', 'AB위안화플러스' 등 중국 관련 채권형 펀드도 준수한 수익을 냈다.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로 234억원이 순유입되며 글로벌 채권투자 상품들 중에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