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29일 오후부터 30일 새벽까지 내란예비음모 등의 혐의를 받는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둘쨋날 압수수색은 전날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돼 이날 새벽 3시30분이 넘은 시각까지 13시간 넘게 진행 중이다.
첫 날 압수수색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의원도 전날 오전 당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한 뒤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로 이동,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신체압수수색과 집무실 압수수색에 협조했다.
둘쨋날 압수수색은 국정원과 진보당측이 압수수색 범위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8시간여동안 별다른 충돌없이 순항했지만 밤 10시께 국정원이 이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어 밤 11시40분쯤 압수 물품 목록 등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맞서면서 3시간여 동안 압수수색이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됐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국정원 직원들이) 통합진보당의 공식 행사인 혁신당대회나 당의 중앙위원회 자료까지 압수하려 했다. 이는 소위 ‘내란죄’에 진보당 전체를 연루시키려는 의도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결국 수색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이 의원의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먼저 진행한 뒤 집무실 물품을 하나하나 검토하며 증거품을 선별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특히 이들은 이 의원의 컴퓨터에 보관된 문서파일을 일일이 확인, 이 의원과 직접 관련된 파일만 복사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홍 대변인은 “국정원이 압수해간 물품은 모두 11종”이라면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간한 자료, 민주당이 작성한 ‘여론조사로 본 단일화 정부, 시사점 및 제언’ 등의 문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신체압수수색이 끝나자 자신의 사무실 맞은 편에 있는 같은 당 오병윤 의원실로 자리를 옮겨 두문불출한 채 당내 인사들로부터 압수수색 진행과정을 보고받았다.
국정원은 이 의원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30일 오전 2시30분께부터는 첫날 압수수색이 진행되다가 중단된 우모 보좌관 책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서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