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외국인의 동반매수세에 힘입어 코스닥지수가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한달반 만에 500포인트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매수세가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수급 상황이 개선되며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함께 코스닥시장에서도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지수 한달반 만에 500포인트선 돌파=14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64포인트(1.34%) 오른 501.85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10월27일 이후 한달반 만에 500선을 넘어선 것이다. 코스닥시장은 최근 들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나흘간 코스피지수는 2.2% 오르는 데 그쳤지만 코스닥지수는 3.2%나 올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움직임이 역전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집중 매수하고 있는 개인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증시에서 손실을 본 개인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하락폭이 컸던 중소형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손실만회에 나섰다는 것이다. 개인들은 지난주 이후 8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코스닥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개인들의 매수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수익률 관리를 위해 주로 중소형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 기대 높아=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코스닥시장이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이후 강세장에서 코스닥시장 종목을 비롯한 중소형주가 소외됐었는데 점차 이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시총)은 82조8,221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881조7,175억원)의 9.4%에 불과하다.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코스닥시장의 시총 비중은 2004년 이후에도 줄곧 10% 내외 수준을 유지했는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닥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게 되자 시총 비중이 올 들어 9% 내외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을 감안하면 적어도 시총 비중이 10%는 돼야 한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기업의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의 예상 실적과 비교하면 각각 8.8%, 6.1% 수준으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성장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은 물론 전반적인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외국인도 매수에 가담=개인들의 매수세가 견조한데다가 외국인까지 코스닥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코스닥 주식을 팔기만 했지만 올 7월 순매수로 돌아선 후 이달까지 계속 '사자' 우위를 보이고 있다. 12월 들어 외국인들은 5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6개월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패턴을 보면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집중 매수한 후 코스닥시장으로 매수세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들은 12월 들어서는 코스닥시장에서 특히 IT업종에서만 3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동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수급은 유가증권시장이 선행하고 코스닥시장이 후행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코스닥시장의 수급 여건 전망도 좋다"고 말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코스닥시장이 저평가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손을 털고' 나가더라도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의 전망이 더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