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배/고우순 여유있게 우승/11언더… 2위와 5타 차

◎준우승 박세리 시즌상금 신기록 세워해외파 고우순(32)이 96삼성카드배 한국여자 프로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억2천만원) 정상에 올라 대회 4승째를 기록했다. 13일 뉴서울 골프장 남코스(파 72)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에서 고우순은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백77타(71­70­65­71)를 기록, 박세리(19·삼성물산)를 5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어 이날 3언더파 69타로 선전한 부형순(25)이 합계 3언더파 2백85타로 단독 3위에 올라섰다. 이로써 고우순은 지난 90년 이후 이 대회에서만 2년마다 4차례나 우승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국내 우승은 공식대회만 15승째이다. 박세리는 대회 5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2위 상금(1천2백만원)을 합쳐 시즌 상금 2억3천60만9천여원을 기록, 지난해 최상호가 기록한 역대 최고 시즌상금(2억1천9백35만원)을 1천1백여만원 경신하며 다시 한번 국내 골프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박세리의 막판 추격전이 예상됐던 이날 라운딩은 초반에 승부가 판가름난 채 다소 싱겁게 진행됐다. 1번 홀에서 고우순이 보기를 범해 2타차로 점수를 줄인 박세리는 갤러리들의 뜨거운 응원에도 불구, 2번 홀에서 티 샷을 OB내며 더블보기로 무너져 내렸다. 이후 9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박세리는 17,18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으나 이미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2위에 그쳤다. 반면 고우순은 2번홀 버디로 첫 홀 보기를 만회, 안정을 되찾았고 13번홀 보기 역시 16·17번홀 연속버디로 무마해 순조롭게 우승고지에 올라섰다. 한편 고우순과 함께 일본에서 활동중인 김애숙(33)이 1오버파 2백89타로 단독 4위에 올라섰고 프로 초년생 서지현이 2오버파 2백90타로 5위를 기록했다. 백전노장 한명현(42)은 김미회(38·팬텀), 박현순(24·엘로드), 이미숙(32), 하란경(25) 등과 나란히 3오버파 2백91타로 공동 6위 그룹을 이루었다. ◎삼성카드배 여 골프 이모저모/정길자 지정홀 홀 인원 5백만원 “행운” ○…우승자 고우순은 경기 직후 『2주후 일본 LPGA 도레이 저팬컵이 열리는데 이 대회 우승으로 3연패의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말로 우승 소감을 대신하기도. 현재 일본 상금랭킹 29위(상금합계 1천9백만엔)라고 밝힌 고우순은 『1번홀 보기덕에 이후 계속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2번홀에서 세리가 OB를 내 5타차로 벌어진 뒤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력했다』고 이날 경기를 평가. 한편 고우순은 라운딩하는 동안 박세리에게 『거리에 너무 욕심내지 말고 3피스 공을 쓰는 등 쇼트게임에 주력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이날 승부는 2번홀(파5.4백95m)에서 일찌감치 판가름 난 듯. 첫 홀에서 고우순이 보기를 범한 덕에 점수차를 줄여 역전의 기대에 부풀었던 박세리가 이 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져 내린 반면 고우순은 버디를 기록,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나간 것. 티 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 OB가 나는 바람에 잠정구를 친 박세리는 어프로치 샷을 옆 그린에 올린데다 2m퍼팅마저 놓쳐 결국 5온 2퍼팅으로 더블보기를 기록. 고우순은 안전하게 3온 작전으로 홀컵 1.8m거리에 공을 올린 뒤 한번에 홀 인, 버디기록에 성공. 이후 박세리는 9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해 역전기대는 물거품이 되기도. ○…프로생활 15년째인 정길자(38)는 이날 1타에 5백만원을 챙기기도. 지정홀인 17번홀(파3.1백65m)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것. 정길자는 4번 아이언으로 티 샷한 공이 홀컵 앞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홀컵으로 굴러드는 행운을 잡아 홀 인원에 성공. ○…고우순의 이번 우승은 국내 대회 15승째이며 이 대회 4승째. 지난 85년 프로에 입문한 고우순은 87년 동해오픈 우승등 2승을 올린 뒤 88년 1승, 89년 3승, 90년 2승, 91년 2승, 92년 3승 등 일본무대 데뷔전까지 매년 정상에 올랐고 94년 1승을 더했던 것. 지난 90년을 시작으로 92, 94년에 이어 역시 2년만인 올해 정상을 차지.<광주=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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