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작업이 진행중인 소주업체 진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고 입찰가격이 3조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 진로는 국내 기업 매각사상최고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진로 매각 입찰에 참가한 10곳의 컨소시엄 가운데 하이트맥주와 교원공제회 등이 손을 잡은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가격인 3조1천여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진로 인수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롯데, 두산, CJ 등은 2조7천억∼2조9천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국계 자본인 시티벤처캐피털(CVC)도 상당히 높은 가격을 제시했으나 하이트맥주 컨소시엄보다는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진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일단 하이트맥주가 가장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며, 진로와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은 이미 입찰결과평가를 마친 상태여서 법원의 최종 결정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 가격 외에 인수대금 중 자기자본 비율 등 다른 조건도 비중있게 평가돼 뚜겅을 열기 전에는 단언할 수 없지만 입찰가 1위와 2위 업체가 복수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맥주가 국내 소주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는 진로를 인수하게 될 경우 소주와 맥주로 대표되는 국내 주류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이 경우 하이트맥주는 막강한 주류 유통망을 토대로 국내 주류시장에서 다른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초우월적 위치를 점하게 돼 독과점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이행보증금 700억원을 예치하고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다음 정밀실사를 거쳐 인수대금의 10%(기납부 이행보증금 포함)를예치, 투자계약(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진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빠르면 1일중 개별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로가 실제로 3조원 이상의 가격에 팔리면 국내 기업 매물 중 최고가 매각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주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진로 인수를 위해 업체들이 과당경쟁을 한데다 진로의 주요 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기업가치를 3조6천억원으로 평가한 것이 알려지면서 몸값이 더 올라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진로의 채권 중 70% 가량을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외국계 자본이 보유하고 있어진로가 비싸게 팔릴수록 이들 외국계 자본의 투자이익은 늘어나기 때문에 고가 매각을 둘러싼 `국부유출' 논란도 뒤따를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