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펀드들이「바이 아시아(BUY ASIA)」 열풍에 적극 나서고 있다.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21일자에서 펀드들이 최근 들어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투자에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투자 비율을 높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7년 불어닥친 아시아 금융·외환 위기 이후 이 지역 금융시장이 하락할 만큼 하락했다는 게 펀드들의 공통된 견해.
홍콩 소재 투자자문회사인 토우리 로사의 수석 매니저 데이비드 채프먼은 『미국의 다우 지수가 1만선을 돌파한 이후 오름세가 주춤하자 많은 국제 펀드들이 미국 투자지분을 팔고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미국의 메릴린치가 최근 아시아-태평양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아시아 경제회복세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 비율이 83%에 달해 지난 달보다 14% 포인트나 올랐다. 메릴린치는 이어 한국, 일본, 홍콩, 필리핀이 가장 유망한 투자국가로 뽑혔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 한국은 과감한 금융개혁과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국제 펀드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을 뿐더러 향후 펀드들의 집중적인 투자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올초부터 아시아 지역에 투자를 늘렸던 펀드들은 쏠쏠한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관련 정보업체인 리퍼사의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투자에 나선 펀드들은 1·4분기 동안 인도에서 35.15%, 일본에서 18.3%의 수익증가율을 기록했다.
살로만 스미스바니의 스콧 칼브 자산관리 담당자는 『미국의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아시아에 투자하기 시작하면 아시아로 몰리는 국제 투자자들의 발길이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례로 미국 연기금 단체인「펜션 2000」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이후 한국과 홍콩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아이다호주의 연기금운용회사인 퍼블릭 임플로이스 리타이어먼트 시스템사는 『아시아 시장이 이미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재벌개혁을 추진중인 한국, 투명성이 높은 홍콩이 특히 인상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내 4위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티처스 리타이어먼트 시스템은 올 8월부터 아시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