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거리의 노숙자들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겨울 노숙자 보호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현재 거리 노숙자는 73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541명, 2002년 436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
연도별 평균치를 보더라도 올해 10월말까지 평균 노숙자수는 621명으로 지난해484명, 2002년 411명, 2001년 389명, 2000년 359명, 1999년 322명에 비해 최대 2배이상 많은 것이다.
반면 보호시설에 입소한 노숙자 비율은 1999년 91%, 2000년 90%, 2001년 88%, 2002년 86%, 지난해 83%에 비해 올해 78%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술을 자주 먹거나 가벼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보호시설의 단체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쉼터에 가면 신분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신용불량자들이 입소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겨울철이 되면 일용직 시장의 일감이 줄어 쪽방,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고, 지방 소도시의 노숙자들이 서울지역으로 유입되는 것도 거리노숙자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노숙자가 급증세를 보임에 따라 시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를 겨울철 노숙인 특별보호기간으로 설정하고 서울역, 영등포역, 시청주변, 을지로 등에 자원봉사자와 상담원 105명을 투입해 거리 노숙자에게 쉼터입소 등을 안내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순찰활동을 한다.
시는 또 술을 마셔 보호시설에 입소하기 곤란한 노숙자들이 잠시 쉴 수 있도록 응급보호방 4곳을 설치하고, 여성과 가족 노숙자 등 쉼터입소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쪽방을 지원한다.
시는 이와 함께 노숙자들이 하루 쉬면서 빨래와 샤워를 할 수 있는 상담보호(Drop In)센터 1곳을 서울역 주변에 추가로 설치하고, 은평구 응암동에 120평 규모로 여성노숙자나 가족노숙자를 위한 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노숙자들은 서울역앞에 설치된 무료진료소(☎(02)777-1145)에서 매일 오전 9시∼오후 10시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시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