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개막 때면 화제가 되는 질문이 바로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선수 중 최고는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남자 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맞춰 이 질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초보 메이저 챔피언'이 잇달아 탄생한 현상 때문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열린 20개 메이저대회에서는 무려 15명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물론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올 시즌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연속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 등 메이저 강자들을 무시할 수 없지만 메이저 첫 승을 벼르는 면면들도 화려하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이 13일(한국시간) 10명의 후보를 꼽았다.
'메이저 무관의 제왕 톱10' 1위에는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이 뽑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9승의 존슨은 4차례나 메이저 우승컵을 눈앞에서 날렸다. 2010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 오픈 4라운드에서는 3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가 무려 11타를 까먹으며 자멸했고 그해 PGA 챔피언십에서는 유명한 '벙커 2벌타'로 최소 연장전까지 갈 기회를 무산시켰다. 지난해 디 오픈에서는 OB(아웃오브바운즈) 한 방 탓에 매킬로이에 이어 준우승했다. 올 6월 US 오픈에서는 마지막 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하고도 3퍼트로 파에 그쳐 트로피를 스피스에게 헌납했다.
세계 5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2위다. 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데이는 올 시즌 디 오픈 공동 4위, US 오픈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US 오픈에서도 공동 4위로 선전했고 2013년에는 마스터스 3위, US 오픈 공동 2위, PGA 챔피언십 공동 8위 등으로 메이저에서 꾸준히 우승 문을 두드렸지만 정상에 서지 못했다. 최종일 후반 퍼트가 우승의 관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3위에 오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단골이다. 타이거 우즈를 위협할 신성으로 주목받은 지 벌써 15년이 넘었지만 통산 8개의 PGA 투어 우승컵 중 메이저 트로피는 없다. '집게발 그립'으로 바꾼 퍼트가 좋아지고 있다는 게 희소식이다.
4위는 소리 없는 유럽의 강자 헨릭 스텐손(스웨덴). 유럽 선수 가운데는 스윙과 볼 스트라이킹 능력에서 비교할 선수가 없을 정도라는 스텐손은 꼭 필요할 때 성공시키는 클러치 퍼트가 아쉽다. 현재 세계 9위이며 PGA 투어 통산 승수는 4승. 지난해(3승)와 올해(2승)에만 5승을 모두 수확한 늦깎이 지미 워커(미국)가 5위에 올랐다.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며 메이저 출전 경험도 12차례 쌓았다. 6위에는 지난해 등장한 일본의 영건 마쓰야마 히데키가 자리했고 이어 7~10위에는 브랜트 스네데커, 맷 쿠처, 리 웨스트우드, 패트릭 리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플레이도 미국 위스콘신주 휘슬링스트레이츠GC에서 막을 올린 제97회 PGA 챔피언십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