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연애담 엿보는 맛을 어떨까

홍상수 네번째작 '생활의 발견' 내달 22일 선봬"내일부터 촬영 시작이다. 시나리오 없으니, 그냥 와라" 시나리오 탐독, 배역 분석, 수많은 리허설 등 영화 촬영 전 어김없이 있어야 하는 과정들을 생략하고 현장에 불려진 배우들. '어떤 영화를 찍길래?' 홍상수감독의 연출스타일이 그러하듯이 그의 네번째 작품 '생활의 발견'역시 완성된 시나리오가 없었다. 배우들조차 단 한번 읽어보았을 뿐인 소설처럼 쓰여진 트리트먼드(시나리오 전 단계의 요약본)가 있었을 뿐이다. 배우들은 촬영이 있는 날 아침. 감독으로부터 그날의 대사를 받는다. 배우들은 자신의 느낌대로 시나리오의 공백을 메꾼다. 영화'생활의 발견'은 여행을 떠난 한 남자와 춘천 여자, 그리고 그 남자와 경주 여자와의 6박7일간의 연애담을 담은 멜로물이다. '운수대통 연애선수'경수역의 김상경과 춘천의 '대담무쌍 유혹녀' 명숙 역의 예지원, 그리고 경주의 '본심무중 유혹녀'선영역의 추상미가 그 주인공. 연기생활 처음으로 현장대사를 소화해야 했던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이 3월22일 관객앞에 나선다. 서울, 춘천, 경주를 돌며 담아낸 '생활의 발견'은 마치 옆에서 남의 내밀한 연애담을 지켜보는 듯한 생생함으로 가득하다. 남녀의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간에 벌어지는 미묘한 내숭과 유혹의 심리전, 그리고 적나라한 배드신까지. 연애의 시작부터 끝까지, 남녀간의 본색과 본심이 얼마나 관객의 마음을 파고들지, 이 세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가 자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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