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모나리자·피라미드에 황금비율은 없다

■ 황금비율의 진실 (마리오 리비오 지음, 공존 펴냄)


1.6180339887…대 1.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고 알려진 '황금비율'이다. 불가사의하거나 완벽해 보이는 예술작품과 문화재에는 거의 예외없이 이 황금비율의 '신화'가 따라다닌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그리스의 파르테논이 황금비율에 들어맞게 축조됐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황금비율을 따라 '모나리자'를 그렸고 모차르트와 드뷔시의 피아노곡,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역시 황금비율로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주가마저도 황금비율을 따라 변동한다는 게 사실일까? 천체물리학자이며 세계적인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이 황금비율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쳤다. 황금비율의 수는 기원전 5세기의 피타고라스 학파가 무리수(순환하지 않는 무한 소수)임을처음 발견했고 기원전 300년 경의 그리스 수학자인 유클리드가 그 명확한 정의를 내렸다. 이 수는 '수 신비주의자'들이 열광하며 소설 '다빈치 코드'에도 등장했던 피보나치 수열과도 관련 있다. 원자 수준의 결정(結晶)부터 코끼리의 상아, 장미 꽃잎, 나무의 잎과 가지, 태풍, 은하까지 자연과 우주의 많은 것들이 놀랍게도 황금비율과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등은 신이 만물을 창조할 때 황금비율을 사용했다고 믿어 신학(神學)과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반면 황금비율이 음악ㆍ미술ㆍ건축 등에 의도적으로 사용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의 '현대적'인 일이다. 책은 황금비율의 미학적 가치를 분석해 우리가 상식처럼 믿고 있는 예술작품이 사실은 황금수의 관련성이 없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계에 맞춘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계를 자신에게 맞추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조지 버나드쇼의 말을 인용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는 인간의 허약한 인식구조를 지적한다. 2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