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4일 제주대 토크콘서트에서 '실천하는 새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말만 앞선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정강정책에 '번영하는 나라'를 포함한다는 계획도 실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물론 평가할 만한 대목도 없지 않다. 보수진영의 전유물이던 '번영'을 추가해 경제민주화와 성장의 균형을 꾀한 점이나 보편적·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을 추구하기로 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정강정책이 중도층 공략이라는 선거공학적 담론에 그친다면 겉만 화려한 국민 기만일 뿐이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7시간의 '끝장토론'까지 벌이며 규제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투자 활성화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야당은 "규제 매카시즘" "재벌기업의 소원 수리를 들어주겠다는 거짓 정치"라며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의원입법에 대한 국회 차원의 사전 규제심의를 내실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도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겠다는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딴소리다.
이런 식이라면 정강정책에 번영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어떤 국민이 신당의 집권능력을 신뢰하겠나. 신당은 국가와 대통령의 위신을 세워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송법 등과의 연계처리를 주장하며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를 끝내 거부했다. 다급한 여권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배짱을 부렸으니 통 큰 모습의 새 정치를 희망하던 국민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정당 지지율이 통합선언 직후 31%에서 최근 28%로 하락한 데는 이런 실망감이 깔려 있다. 국민이 실망할 대목은 더 남았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당내 재검토 요구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야권 분열을 막기 위해 무공천이라는 최소공약수 아래 뭉쳤지만 패배 위기에 내분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새 정치의 명분이 퇴색하면 신당은 존립기반을 잃는다. 지지율 하락은 신당이 자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