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원자재 펀드 판매경쟁도 후끈

주식형 인기 주춤속 농산물펀드등 잇단 출시
파생형·주식형등 구조 잘 따져본뒤 가입해야


농산물펀드와 원자재펀드 판매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은행들은 증시가 급등락을 되풀이하면서 기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자 대안상품으로 곡물 및 원자재 펀드를 내세우고 있다. ◇은행권, 원자재 및 농산물 펀드 판매 늘려=신한은행은 현재 ‘메릴린치월드에너지펀드’ 등 에너지 및 원자재 관련 펀드만 팔고 있지만 조만간 농산물 관련 펀드도 출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국제 곡물가격 대표지수에 연동하는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 파생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상품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 회장이 개발한 ‘RICI Enhanced 농산물지수’에 연동된 상품으로 곡물과 축산물, 커피 등 21개 농산물에 분산 투자한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19일부터 판매한 ‘JP모건천연자원주식형펀드’는 일주일 만에 25억원의 가입 실적을 올렸다. 이 상품은 에너지, 귀금속, 대체에너지와 관련된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다. 지난 1월23일 선보인 국내 주식형펀드 ‘마이다스커버드콜주식형펀드’의 한달 판매 실적이 11억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천연자원 펀드는 선방한 셈이다. 이밖에 ‘메릴린치월드광업주펀드’, ‘메릴린치뉴에너지펀드’ 등 국민은행이 팔고 있는 에너지, 천연자원 관련 4개 펀드에는 올 들어 두 달간 100억원 이상이 유입됐다. 하나은행도 전 세계 농수축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도이치에그리비즈니스’와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인덱스’ 펀드를 판매 중이다. ◇원자재 펀드에 원자재가 없다(?)=원자재펀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로 인식하기 쉽다. 실제 농산물이나 광물 등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도 있지만 실물이 아닌 이를 취급하는 관련기업 지수에 투자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인지 아니면 파생형 상품인지 상품구조를 잘 따져본 뒤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당장 급상승하는 상품가격을 수익과 연결시키고 싶다면 파생형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다. 배당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조정기에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하다. 자산운용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농산물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종류형파생상품’은 연초 대비 수익률(3개월 수익률)이 26.9%에 달했다. 반면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모’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6%에 그쳤다. 같은 농산물 펀드라도 실제 투자 대상이 달라 수익률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농산물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는 상품가격 변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만큼 상품가격이 오를 땐 수익률도 높아지지만 반대로 하락할 때에는 수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지수 연동의 경우 해외 펀드라 해도 파생상품이기 때문에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또 개인이 실물자산인 골드바에 투자할 때는 순수한 금값 외에 부가가치세(금값의 10%)와 관세, 운반비 등 약 15%에 이르는 부대 비용이 추가되며, 원자재펀드 대부분이 달러로 투자하기 때문에 만기에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