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새 패러다임이 온다] 통신3사 "스마트그리드 시장 잡자"

"전력·통신선 통합땐 진화된 홈네트워크 구축" 적극 나서


우리나라 가계나 기업의 한해 전기료는 약 3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력 요금이 언제 가장 저렴한지 알 수 있고 그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의 전기료 부담은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제주도 구좌읍 일대 6,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스마트그리드 실증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이 같은 서비스가 현실화한다. 오는 2013년 이 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연간 약 1조6,000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를 먼저 상용화할 경우 2020년 약 24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각 기업들의 차세대 수출 핵심 분야로 각광 받고 있다. 이중에서도 통신3사가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스마트그리드가 기본적으로 통신망과 연결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전국 모든 지역과 가정에 전력선과 통신선이 깔려 있어 두 가지를 통합할 경우 진화된 형태의 홈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통신3사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SK텔레콤. 제주 실증단지 구축사업 중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에서는 그룹 계열사 등 30여개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관사가 됐으며 SK에너지가 주도하는 스마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에도 옵서버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관심을 가장 많이 보이는 스마트 플레이스. 각 가정이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를 미리 파악한 뒤 그 시간대에 가장 싼 전력을 구매, 요금도 절약하고 환경도 보호하자는 것이다. 이동통신망에서 가장 큰 강점을 가진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모바일 환경의 원격검침과 스마트홈 구축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확산에 대비해 각 가정에 전기충전시설을 만드는 것도 SK텔레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SK텔레콤의 경우 에너지 전문기업인 SK에너지가 컨소시엄에 참여했기 때문에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국가단위 지능형 전력망 구축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석채 회장의 직속부서인 기술전략실 주관으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광대역융합망(BcN)과 전력망원격자동감시ㆍ제어 시스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소 등을 보유해 다른 경쟁사보다 경험이 풍부하다. 2,000만명의 전화 가입자, 1,000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 700만명에 달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로 연결되는 홈 기반 네트워크(HANㆍHome Area Network)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중ㆍ장기적으로 기업ㆍ가정ㆍ산업체를 위한 중소 규모의 마이크로 그리드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을 가졌다. 비록 LG컨소시엄의 주관사 자리를 LG전자에 내주기는 했지만 LG텔레콤이 차지하는 위상이 위축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LG통신 3사 통합법인을 이끌게 될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전자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끌 쌍두마차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양사를 제외하고 LG CNS, LG화학 등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여 그룹의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