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일단 신청부터" 여전

기획처, 예비 타당성 검토 절반가량 보류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겠다고 신청한 공공사업의 절반이 사업 타당성조차 인정받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겉으로는 예산당국이 촘촘히 거른 결과라고 보이지만, 공공사업이 여전히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반증이기도 하다. 14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9년 4월 공공사업을 사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조사제도’를 도입한 후 10월까지 총 129조1,000억원 규모, 234개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 금액 기준으로 49.0%인 63조3,000억원, 101개 사업의 추진을 보류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사업규모 500억원 이상의 대형 공공투자사업에 대해 사업시행 이전에 경제성과 정책성과 등 타당성을 검토,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올해는 상반기 26건의 예타심사에서 총사업비(추정) 1조7,700억원을 넘는 춘천~철원 고속도로와 5,300억여원의 당진~대산 고속도로, 3,114억원의 백봉령~달방댐 국도42호선 확장공사 등 3조5,000억원 규모, 9건이 무더기로 추진 보류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타 제도로 많이 거르고 있지만 정치권의 선심성 사업 선정이나 부처들의 이기주의가 여전해 되든 안되든 신청부터 해놓고 보자는 심리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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