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전화사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4일 휴대전화 발신번호로 경찰청 전화번호가 뜨도록 조작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수억 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장모(27ㆍ유학생)씨 등 중국인 6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6일 우체국과 경찰청 직원을 사칭해 최모(72ㆍ농부)씨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속여 2,390여만 원을 송금받는 등 최근 1년간 같은 방법으로 14명으로부터 2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우체국 직원을 사칭해 "당신 명의로 신용카드가 발급됐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피해자에게 겁을 주고 나서, 경찰관을 사칭해 다시 전화를 걸어 "통장 돈을 안전계좌로 옮겨야 한다"며 송금을 유도했다.
이들은 "전화기에 찍힌 번호로 전화해 보면 우리가 경찰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교묘하게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실제로 피해자들이 전화를 되걸었을 때 경찰청의 사이버민원 콜센터의 자동응답전화(ARS)로 연결되도록 발신번호 표시를 조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때문에 처음에는 의심을 품었던 피해자들도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