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車, 독자 선문사육성"13억 中시장 인접 강점" 지원확대…부품산업 경쟁력 커질듯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독자적인 신차 개발 및 마케팅 능력을 갖춘 회사로 키우기로 한 것은 대우차를 아시아 전진기지로 육성하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하청공장화를 우려하는 채권단과 국내 여론과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GM이 대우차 육성에 강한 의욕을 보임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 등 토종세력과 해외 메이저 업체간의 격전도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전략기지 발돋움
GM은 대우차의 중ㆍ소형차 부문이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유럽 등지에서 큰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GM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소형차 시장에서 세계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대우차의 강점은 기존의 생산 능력에다 13억 중국 시장과 가장 근접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이에 따라 부평 공장의 R&D 센터가 월드카 등을 각 지역실정에 맞게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연구개발(R&D), 마케팅, 차량 포트폴리오 등에서 대우차의 자율적인 경영권을 보장, 한국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린 뒤 중국 등 아시아를 겨냥한 전략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 지각변동 가속화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75.7%에 달했다. 하지만 GM이 대우차 육성에 의지를 보임에 따라 현대ㆍ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는 GMㆍ대우차로 새로 태어나면 2~3년내로 내수 점유율이 최소 3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에서 제기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우차가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1~2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 이전에 해외메이저 업체와 제휴 강화, 품질 및 마케팅 강화 등에 나서면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지킬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GMㆍ대우차가 시장판도에 큰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부품업체에는 호재
GM은 한국 자동차 부품산업이 세계적인 품질과 기술 능력을 보유한 반면 가격은 20~30%보다 저렴하다고 보고있다. GMㆍ대우차가 단순 하청생산기지가 아닌 지역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경우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는 전세계를 상대로 물량 공급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게 아니다. 우선 국내업체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팽창을 노리고 대거 진입하고 있는 해외 대형업체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이 영세 업체인 국내 부품업체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업체간 인수ㆍ합병, 전문화ㆍ대형화 등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