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 2분기 '깜짝실적'… 유가증권 시장은?

전자·철강금속등 주력 업종 흑자전환
매출은 5% 늘었지만 순익은 746% 증가
운수장비·의료·통신등 제외 모든 업종 '햇살'



국내 기업들이 올 2ㆍ4분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깜짝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분기(1ㆍ4분기)와 비교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원가 경쟁력 향상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8일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09 사업연도 2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569개 분석 대상 상장업체의 매출액은 214조6,017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5.05% 증가했다. 영업이익(13조3,663억원)과 순이익(14조8,391억원)은 각각 104.78%, 746.26% 급증했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ㆍ의료정밀ㆍ통신업을 제외한 15개 업종의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증가 혹은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ㆍ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던 전기전자ㆍ철강금속 등 주력업종들이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전자는 2ㆍ4분기에 영업이익 2조487억원, 순이익 3조9,84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고 철강금속도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하고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윤기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3팀장은 “철강 수출회복, LCD패널 수요증가, 이동통신단말기 매출 호조 등에 힘입어 주력 업종이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종의 수익성 개선은 더욱 두드러졌다. 금융업에 속한 12개사의 영업이익은 1ㆍ4분기보다 892.99% 급증한 1조5,828억원을 올렸고 순이익도 760.71% 오른 1조6,503억원을 기록했다. 2ㆍ4분기 흑자기업(순이익 기준)의 수는 적자기업 수의 4배가 넘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10개사 중 8곳(461개사, 81.02%)이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적자기업은 108개사(18.98%)에 그쳤다. 흑자기업 중 106개사는 1ㆍ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가 2ㆍ4분기 들어 흑자로 전환됐다. 그룹 중에서는 LG그룹 계열사의 흑자전환 행진이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전분기에 1,976억원 적자(순이익기준)를 기록했지만 2ㆍ4분기에 순이익만 1조1,460억원을 기록했고 LG디스플레이도 전분기 2,571억원 순손실에서 벗어나 2ㆍ4분기에는 2,93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밖에 한국전력ㆍ외환은행ㆍ하나금융ㆍ동국제강ㆍ효성ㆍ쌍용양회 등이 1ㆍ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2ㆍ4분기에는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 이에 비해 한국전기초자ㆍ선우STㆍ남해화학ㆍ대우부품ㆍ흥아해운 등은 전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간판기업 삼성전자는 순이익(2조2,534억원)과 영업이익(1조635억원) 규모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지난 3월 말 대비 현재(8월14일 기준) 주당순이익(EPS) 12개월 예상치 증가율(38.6%)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아 실적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과 환율 하락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이 국내 기업들의 2ㆍ4분기 깜짝 실적에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