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 한도소진에 따른 대안 투자처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통신주 매수를 철저하게 SK텔레콤과 코스닥의 KTF에 국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KT와 SK텔레콤은 상반된 매매를 보였다. KT가 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세가 집중 된 반면 SK텔레콤은 DSKㆍ시티그룹 증권 등을 통해 매수세가 재유입됐고 KTF는 ABN암로ㆍCLSK증권 등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주가는 KTF가 85만주가 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07% 상승했고 SK텔레콤은 지분한도소진에 약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KT는 외국인 매도세로 1.73% 하락했다.
KT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이번 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2일의 경우 외국인이 KT 주식 220여만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기에는 LG전자가 매각한 236만주의 KT 해외DR(예탁증서)를 외국인이 매입한 것이 포함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10만주를 매도했다. 외국인들은 13일에도 9,420주를 팔았고 이날도 24만주를 매도하며 주가 약세를 이끌었다.
반면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분 한도소진에 따라 규모가 감소했지만 10일째 지속되고 있고 KTF에 대한 매수세도 이어져 3일 동안 186만주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 같은 매매에 대해 KT가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적과 성장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누리증권은 이와 관련, “오는 2월 5일 발표 예정된 KT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모멘텀으로 부각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미래사업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G투자증권도 KT가 성장성 문제에다 2002년 민영화 당시 발행한 교환사채(EB)도 부담으로 작용해 외국인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2년 발행한 EB는 2005년 5월 만기에 교환가격이 5만9,400원이어서 주가가 6만원 대를 뛰어 넘어 원활하게 주식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KT는 2조6,000억원 가량을 EB비용으로 지급해야 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KT가 성장성 한계와 EB 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으로 KTF와의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합병으로 유ㆍ무선통신 결합서비스가 실시되면 성장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 KT가 KTF의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합병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성장성 한계를 극복해야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주가도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