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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포드·닛산·아우디 등 점유율 상승과 대조적
소비자, 전시장 접근성보다 브랜드·가격 중시 영향에
수입차 시장 '매장추가=점유율 증가' 원칙 안통해
매장을 더 냈는데 점유율은 떨어진 수입차 업체가 있다. 상식대로라면 점포가 증가하면 판매량과 점유율은 함께 올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영업을 적극적으로 못 했거나 경쟁사들이 더 잘했다는 뜻이 된다. 서울경제신문이 2013년과 2014년의 주요 수입차의 판매실적을 광역 지방자치단체별로 조사해보니 폭스바겐과 푸조, 재규어, BMW는 최근 한해 동안 전시장을 추가했는데 지역 내 점유율은 후퇴했다.
쉽게 말해 '마이너스 투자'를 한 셈이다. 매장을 새로 여는 데는 지역이나 건물소유 여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탓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부산과 대전, 경기, 강원, 전북, 전남, 경북 등 7곳에서 전시장을 1개씩 늘렸다. 하지만 부산과 경기, 강원, 전북 4개 지역에서는 점유율이 되레 낮아졌다. 부산 내 폭스바겐 점유율은 2013년에 10.88%였는데 지난해는 8.53%로 되레 줄었다.
경기에서도 같은 기간 21.59%에서 20.35%로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강원은 26.96%에서 24.27%로, 전북은 24.11%에서 23.93%로 뒷걸음질쳤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베스트셀링카로 '티구안'을 배출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지만 점포전략에서는 재미를 못 본 꼴이 됐다.
지난해 10월 '뉴 푸조 2008'을 내놓으면서 돌풍을 일으킨 푸조도 거꾸로 간 경우다. 푸조는 작년 서울과 울산, 경기에서 매장을 1개씩 추가로 늘렸는데 이중 서울과 경기지역의 경우 점유율이 낮아졌다. 2013년 1.65%였던 푸조의 서울 지역 점유율은 지난해 1.37%로 주저앉았다. 2.6%였던 경기 점유율도 2.38%로 낮아졌다.
재규어도 신규 매장으로는 큰 재미를 못 봤다. 재규어는 지난해 서울과 인천, 경기, 경남 등 4개 지역에서 전시장이 1개씩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4곳 모두 쪼그라들었다. 2013년 0.83%였던 서울 점유율은 지난해 0.77%가 됐고 인천도 2.14%에서 1.76%로 하향 조정됐다. BMW도 작년에 부산과 대구, 전북에 추가로 매장을 냈는데 이중 대구와 전북에서 점유율이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작년 서울과 충남에 전시장을 추가한 벤츠는 두 곳 모두 점유율이 상승했다. 벤츠는 서울에서만 13.9%였던 점유율이 15.5%로 뛰어올랐다. 포드는 서울과 강원, 경남, 제주 4곳에서 매장을 더 냈는데 제주는 마이너스였지만 서울은 보합세였고 강원과 경남에서는 점유율이 높아졌다. 경기와 충북, 경북, 경남 등 매장 4개를 신설한 닛산도 모두 점유율이 높아졌다. 서울에 매장을 1개 추가한 아우디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폭스바겐과 푸조, 재규어 등은 '매장추가=점유율 증가'라는 원칙과 동떨어진 성과를 낸 셈이다. 물론 해당 업체들은 중장기 투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더구나 브랜드별로 신차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의 한 관계자는 "매장을 추가했는데 점유율이 하락한 곳 중 경기와 강원, 전북은 고객들이 다른 지역에서 차를 많이 사던 곳으로 당장 실적을 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작년 말에야 '신형 제타'가 나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규어측도 "지난해 11~12월께 매장을 추가해 늦은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고 푸조는 "중장기적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전시장의 근접 여부보다는 브랜드와 가격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수요확산 등의 특성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서울 수입차 전시장 수만 봐도 판매량이나 점유율과 비례하지 않는다. 작년 말 현재 서울 점유율 1위(19.45%)인 폭스바겐은 매장이 10개다. 2위인 BMW는 점유율이 18.86%지만 매장은 13개로 폭스바겐보다 많다. 3위인 벤츠(15.52%)는 전시장이 10개이고 4위인 아우디(12.66%)는 11개다. 포드는 4.24%로 독일차보다 점유율이 크게 낮지만 전시장은 11개로 비슷하거나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