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선 후 형성된 남북간의 냉기류로 남북협력이 제자리 걸음하지 않을까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 남북열차를 통해 공동응원단을 보내기로 한약속은 물거품이 되고 56년여만에 개통된 경의선화물열차는 텅 빈 체로 운영되고 있다.
남북이 합의한 열차를 이용한 베이징올림픽남북공동응원단 파견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11일 통일부와 문화관광부,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월 남북이 베이징올림픽(8월8~24일)에600명의 남북공동응원단을 구성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1,2차 두 차례로 나눠 참가하기로 합의했으나 5월 현재까지 단 한차례의 실무접촉도 갖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의선 철도긴급 보수문제 등 남북 공동응원단 파견을 위한 사전이행 조건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등 물리적으로 경의선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남북은 당초 경의선 철도 긴급 보수에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올림픽 개최 시기를 놓칠경우 자동 무산되는 합의사항이라는 점에서 시간적 촉박함에 공감한 바 있음을 감안할 때남북이 상호 합의를 이미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부처 어느 곳도 경의선을 이용한 남북공동응원단 파견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남북공동응원단 파견의 경우 응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철도노선중 일부 위험노선등에 대한 철도노선 보수 문제해결과 함께 남북한간 당국자 접촉등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먼저 만들어져야 풀릴수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또다른정부당국자는“현재와 같은 남북한간 냉각 상태에서 이 문제만을 풀기위해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큰 틀에서 남북문제가 해결되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남북간의 냉기류로 아예 접촉조차 못했고할접촉을 요구할 계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철로 개보수를 하는데 4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이제 시간적으로 늦은 감이없지 않다”며“남북이 마지노선인 4월을 보냈기 때문에 경의선을 이용한 남북공동응원단파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경의선 화물열차 사실상 '빈차 운행'
개통후 운송일 11일에 불과
지난해 12월 56년여만에 정식으로 남북을 왕래하기 시작한 경의선 화물열차가 사실상 빈차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철도공사에 따르면 열차 정식 개통일인 지난 해 12월11일부터 4월말까지 경의선 문산(도라산역)-봉동(판문역) 구간에서 화물열차를 운행한 87일 중 화물을 실제로 운송한 날은 약 13%인 11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63t(반출 244t, 반입 19t)이던 화물열차 운송량은 올 1월 57t(반출), 2월 12t(반출 3t.반입 9t)으로 줄더니 3, 4월에는 각각 2t씩(각각 반출)에 그쳤다. 반출 화물은 개성공단 건설 자재나 공단 원자재 등이, 반입 화물은 신발ㆍ의류ㆍ손수건 등이 주를 이뤘다.
이런 까닭에 현재로선 남북간 철도 운행의 효과가 지속적인 운행을 통한 선로 상태 유지 및 점검, 남북관계 관련 상징성 등에 머물고 있으며 남북 물류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하루 한차례(왕복)씩 주 5일 운행한다는 원칙 하에 지난 1월말까지 화물적재 여부에 관계없이 한 번에 화차 10량을 포함, 총 12량을 운행했지만 남북간 합의에 따라 2월1일부터는 화물이 없을 경우 기관차와 차장차 등 2량만 운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수요자가 대부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인데, 생산품이 대체로 `소량 다품종'이다 보니 화물열차 같은 `대량의 장거리 수송' 수단 보다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가 가능한 차량편을 선호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철도공사는 이에 따라 지난 7~8일 개성에서 개성공단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차 운송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화물 유치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화물열차 운송 활성화를 위해 개성공단 내 여러 업체의 수송 물량을 한데 모아서 보내는 `공동배송시스템'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에 국한하지 않고 남북간의 다른 교역물자들도 열차로 배송토록 유도함으로써 화물열차 운행을 활성화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