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HP-컴팩 합병결정 주총 집중

성사땐 PC·서버시장 선두'세계 최강 컴퓨터 기업 탄생을 향한 마지막 한 수' 오는 3월 예정된 휴렛팩커드(HP)와 컴팩의 합병을 결정짓는 양사 주주총회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9월 HP가 대략 230억달러 규모로 컴팩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시작된 메가톤급 IT 빅딜은 사실상 이번 양사 주총 투표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 국내에서도 한국HP와 컴팩코리아는 통합조직 탄생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주총 발표만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양사 합병이 매듭된다면 세계 최강의 IT리더로서의 새로운 HP 시대가 개막된다. 통합회사는 PC시장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9%을 차지해 시장 점유율 13%의 델컴퓨터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서버시장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39%로 부동의 선두다. 국내 IT시장의 지각변동도 이에 못지않다. 한국HP와 컴팩코리아의 통합은 국내시장에서 서버와 프린터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선두자리를 거머쥐게 되고 저장장치와 PC시장에서도 리더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통합으로 양사는 전 세계적으로 1만 5,000여명이 자리를 잃게 되는 쓰디 쓴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국에서도 양사의 IT전문인력 1,500여명 가운데 상당수의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할 운명이다. 하지만 합병의 주역인 양사 중역과 전 세계 직원들에게는 총 6억 4,000만 달러라는 특별 상여금이 기다리고 있어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진행과정은 이달 초 유럽연합(EU)이 조건없이 HP의 컴팩 합병을 승인하면서 세계 최강 컴퓨터 기업 탄생은 최종 라운드를 마쳤다는 평가. 시장 독점을 우려해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하니웰 인수를 무산시켰던 EU 집행위원회가 HP와 컴팩의 합병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기술혁신에 의해 혜택을 볼 것"이라고 합병에 손을 들어줌에 따라 양사 주주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사 주주들은 남은 한달여 기간동안 최종 결심을 위해 고심중이다. 합병 추진세력은 기존 양사의 경영진. 반면 주요 주주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HP의 창시자인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의 후손들은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윌리엄 휴렛의 아들 월터 휴렛은 HP와 컴팩의 합병을 막기 위해 변호인단까지 고용해 합병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합병을 반대하는 휴렛과 팩커드의 지분은 각각 5%와 13%. 바클레이 은행등 기관투자가들이 소유한 HP의 15% 지분과 일반 주주들의 의중도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이어서 최종 순간까지 누구도 자신있게 합병을 점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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