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착륙 실패·환차손 등 부담/자금유입 축소… 증시회복 역부족/기관선 외국인 선호주 팔고 개별주 매입 가능성 커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에도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주식투자 열기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국제영업관계자들은 한도확대를 눈앞에둔 외국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는 한마디로 「냉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례로 30일 외국인들의 예비주문은 일부 은행주와 핵심 블루칩 주식들에만 매수 주문이 나왔고 지난 4월 한도확대때와 비교해 수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번 한도확대때 외국인들이 살 종목은 조흥·한일·외환·주택은행 1신 등 일부 은행주와 현대자동차·대한항공 등 일부 경기관련주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선호종목인 한국이동통신과 포철 등은 해외증권 발행등으로 외국인 보유지분이 20%를 넘어 외국인 추가매수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매입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1조원을 훨씬 밑도는 5천억∼8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주식매입규모로는 침체된 주식시장을 회복시키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0월중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물량만도 9천4백74억원이며 기업공개 물량도 만만찮게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과거와는 달리 이번 한도확대에 대해 냉담한 이유는 경기와 금리·환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3차 한도확대의 경우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주가는 충분히 내렸고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보여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기에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4차 한도확대때는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을 맞고 있고 금리도 불안해 외국인들이 매수하기에 부담스런 상황이다. 여기에 원화에 대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외국인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엄청난 환차손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자금유입으로 인한 주식시장 부양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외국인 매입 예상종목들은 기관들이 충분히 물량을 갖고 있어 외국인들이 사들일 때 넘겨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종목은 외국인 한도여유 발생분보다 기관들이 팔려는 물량이 더 많아 한도확대 첫날부터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관들은 외국인들에게 보유주식을 판 이후 확보된 자금을 이용, 경기관련주보다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소형 개별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우증권 강창희 상무는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반응은 예외없이 냉담하다』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고 여기는 일부 외국인투자가들도 국내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의아해 하며 믿을만한 투자척도가 있는지 반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정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