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상한제' 폐지되면… 분양가 뛸까

분양가 가파른 인상 없겠지만 서울 상승률 연 5%대 달할 듯
강남 재건축 3.3㎡당 4000만원선… 강북 재개발 2000만원 안팎 예상
'분양가 상한제 폐지 기다렸나'… 4월 수도권 물량 15년來 최대



다음달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한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 재건축처럼 인기가 검증된 지역들은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폐지 후 실제 분양가가 얼마나 높아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전국에서 월별 기준으로 15년 만에 가장 많은 아파트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 연 5% 전망=부동산 전문가들은 급격한 분양가 상승은 쉽지 않다고 보면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연 5%가량의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전면 도입된 지난 2007년 9월 이전의 경우 서울 아파트 연평균 분양가와 시세가 꾸준히 10% 내외에서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이제는 수요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이 예전만 못한 만큼 보수적으로 5%가량의 상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3㎡당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2000년 714만원에서 2008년 2,328만원으로 매년 평균 201만원가량 상승했다. 이후 2009년 1,759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등락을 거듭하며 2014년 1,89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연도에 민간 재건축이 많든가 보금자리 공급이 많든가 하는 차이 때문에 정확한 상승률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전반적으로 2008년까지 꾸준히 상승하다 이후 떨어진 추세를 봤을 때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 4,000만원, 강북 재개발 2,000만원이 기준점=지역별로 보면 우선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선을 다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말 분양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에 달했음에도 분양에 성공한 만큼 이후 인근 지역 분양 단지들의 가격은 이와 비슷한 수준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포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인근 래미안퍼스티지의 시세를 고려해 책정된 분양가로 성공했기 때문에 향후 반포·잠원동 재건축 역시 비슷한 추세로 갈 것"이라며 "다만 같은 시기에 분양한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이 주변 시세를 고려해 3.3㎡당 3,300만원에 공급되는 등 강남권 내에서도 분양가는 천차만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 재개발의 경우 분양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급격한 변화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경희궁 자이, 용산 푸르지오 써밋, 래미안 용산 등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는 분석이 많았던 단지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나 초기 계약률이 높지 않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서울역 센트럴자이가 2,000만원 초반, 아현동 아현아이파크가 1,800만원 후반 정도였는데 2,000만원을 넘으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도심이라 하더라도 강북권은 수요자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이 명확한 만큼 고분양가는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양가상한제가 사라지는 다음달 수도권 분양물량이 15년 만에 최대치를 웃돌 것으로 분석된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의 4월 분양물량은 30곳, 2만3,501가구에 달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