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알려면 '다우'를 보라

올들어 국내증시가 미국 다우지수에 연동해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미국 다우지수는 올초 9,000포인트 근방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5월에는 1만1,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가파른 상승에 대한 매도물량과 연준위의 금리인상 우려로 오름세가 한풀 꺽이며 조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가지수 역시 이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초 600포인트 근처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5월들어 800선을 돌파한 뒤 외국인들이 이익실현차원에서 순매도규모를 확대하며 지루한 박스권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동조화의 원인=이처럼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쌍둥이 추세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자본시장의 개방폭이 확대되면서 외국자본의 유출입이 자유로워진데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경기침체 및 금융불안으로 내수 및 해외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등 경기부진이 지속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즉 세계 경제가 동반침체를 나타내면서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 통화확대를 통한 저금리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세계 실물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데 따른 것이다. 자연히 미국 다우지수는 국내 및 일본, 홍콩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올초부터 각국의 주가지수가 견고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신영증권 최광훈(崔光勳)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미국은 통화확장정책으로 미국 경기 활성화는 물론 세계경기를 부양시키고 있다』며 『미국 주가상승은 소비촉진 및 개도국의 수출증가, 개도국 주가상승의 선순환구조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이후의 동조화 양상=이러한 주가동반 움직임은 미국 다우지수와 국내 주가가 조정장세로 돌아선 지난 5월 이후의 추이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5월은 외국인이 국내시장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시점이다. 이 시기는 미국 정책당국이 금리인상을 발표하면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보인 때이다. 미국증시가 약세장을 보일 경우 외국인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상 현금보유 및 안전자산의 보유비중을 확대하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게 마련이다. 전세계 자산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자산관리형태를 감안할 경우 미국증시 약세는 곧바로 세계증시의 체질약화로 이어지고 펀드의 주식편입비율도 축소된다. 하지만 10월들어 다우지수가 인터넷주와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 나타나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이 연일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상승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10월들어 외국인 순매수 이유=최근 2~3일 급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다우지수는 이달들어 지루한 조정장세를 마감하고 인터넷과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반등했다. 국내 증시 역시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며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유입되는 등 상승국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崔연구원은 『외국인들은 820선에서는 저가매수주문을 내고 있으며 900선 근방에서는 이익실현차원의 팔자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라며『현재 주가수준에서는 추가 매수물량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수가 900선 부근에서도 상승을 지속한다면 순매수폭이 축소되거나 매도우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주가 동조화 현상을 감안하면 앞으로 미국증시가 뚜렷한 강세전환을 보이지 않는 한 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서 순매수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정명 기자VICSJM@SED.CO.KR 김성수 기자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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