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회복세 먹구름

4월 거시 경제지표 줄줄이 부진
올 8% 성장 비관적 전망 잇따라

중국의 4월 산업생산ㆍ소매판매ㆍ투자 등 거시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2ㆍ4분기에도 중국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지 못하면서 올 8%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록 전달의 8.9% 상승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블룸버그ㆍ로이터의 예상치 9.4%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4월 고정자산투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해 예상치(21.1%)를 밑돌았다. 이는 올해 1ㆍ4분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20.9%에도 못 미친다. 4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에 비해 12.8% 늘어 3월의 12.6%에 비해 소폭 개선됐지만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된 상태다.

이처럼 내수ㆍ수출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중국 경기 회복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게 로이터의 평가다. 이 같은 미진한 회복세는 우선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로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하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4.7% 증가했지만 전문가들은 수출 기업들이 홍콩을 통해 대량의 핫머니를 들여오기 위해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며 중국의 4월 수출 증가율이 5%포인트 부풀려졌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에서 막대한 돈이 풀려 위안화 가치가 절상된 것도 중국 경기 회복세 부진의 주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한 그림자금융과 지방정부 부채를 엄격히 통제하면서 투자 증가세가 주춤했다.

반면 중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 카드를 동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6월과 7월 잇달아 금리를 내렸지만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등 부작용을 경험했다. 실제 인민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감률이 전년 동기대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향후 급등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이 7.7%로 기대치를 밑돈 후 월가 은행을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7%대로 대폭 낮춰진 데 이어 중국 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금융 포털 사이트인 허쉰이 중국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을 예측한 결과 단 2명만 8.0%로 낙관적인 전망을 했을 뿐 나머지 8명은 7%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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