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권 각국이 금융위기 방어노력을 속속 펼치지만 내년 경제가 꺾이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5개 국가 유로존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평균 0.2%에 그치며 올해 1% 성장세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성장률도 모두 올해보다 내년에 더 악화될 것이고,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도 더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BNP파리바는 내년 유로존이 0.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신문이 각국의 경제 성장 정도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비교 전망한 결과 영국의 경우 올해 GDP가 1.1% 성장할 전망이나 내년에는 0.2% 가량 축소되며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독일의 GDP 성장세는 유지되지만 성장률은 올 1.7%에서 내년 0.3%로 대폭 낮아진다. 프랑스의 GDP성장률도 0.9%에서 0.5%로 축소되며, 이탈리아는 내년까지 제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 집계됐다. FT는 경제 둔화의 폭과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이 급상승, 실물 경제에 대한 두려움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경색의 여파가 서부 유럽 실물경제를 강타하는 가운데 내년 독일과 프랑스의 실업률은 8%에 달하며 올해보다 0.2~0.5%포인트 확대되고 스페인의 실업률은 14%선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FT는 이어 아이슬란드가 IMF의 주도 하에 6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조달하기로 하고 곧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유럽 국가 중 IMF의 자금지원을 받는 것은 아이슬란드가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IMF는 1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며 북유럽 중앙은행들과 일본이 나머지 구제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도 서부유럽 국가들의 공동 구제 금융안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스웨덴은 전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50억 달러의 신규 은행대출을 보증하며 은행 지분 매입을 위해 20억 달러 규모의 별도 자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핀란드도 720억 달러의 구제 금융안을 내놓고 은행채 보증에 557억 달러, 은행지분 보유에 53억 달러까지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또 유로존 은행내 스위스 프랑의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유로ㆍ스위스 프랑의 1주물 통화 스왑에 약 204억 달러를 사상 최초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밖에 프랑스는 지난 주 내놓은 4,800억달러(3,600억 유로) 구제 금융안의 일환으로 크레디 아그리콜ㆍBNP파리바 등 자국 내 6개 대형은행에 14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