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허덕이는 제너럴모터스(GM)와 르노-닛산간 연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3각 연대가 성사됐을 때 르노-닛산 최고경영자(CEO)카를로스 곤이 GM에서 맡게될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라질 출신인 곤은 1999년 닛산에 파견돼 순부채 122억달러에 찌들어 있던 닛산을 성공적으로 회생시켰다. '닛산 회생계획'이 진행된 3년 동안 비용을 20% 삭감하는데 성공한 데 이어 작년 말에 끝난 '닛산 180 계획'을 통해 15%를 추가로 줄였다.
곤이 닛산에서의 성공으로 자동차업계에서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있는 점 때문에 지난 달 말 GM의 4대 주주이자 억만장자 투자가인 커크 커코리안이 GM 회장겸 CEO인 릭 왜고너와 GM 이사회측을 만나 3각 연대안에 대해 논의한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가 맡게될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GM, 르노, 닛산 이사회는 현재 르노-닛산이 약 30억달러를 들여 GM 주식 20% 가량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코리안이 이끄는 투자회사인 트라신다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트라신다측이 GM의 CEO 자리를 곤이 맡는데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이 6일 전했다.
그러나 이런 얘기들이 현재 GM에서 추진되고 있는 ▲인력 3분의1 감축 ▲생산능력 20% 축소 등 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구조조정안에 왜고너가 서명하도록 하려는 커코리안의 '압박작전'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함께 곤이 3각 연대가 성사돼 GM CEO 자리를 꿰차더라도 닛산을 회생시켰던것처럼 GM 경영을 쉽게 정상화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각 연대가 이뤄지면 연간 1천430만대의 자동차 및 트럭을 판매해 총 3천270억달러의 판매고를 올려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결정적으로 바꾸게 되는데, 이러한 서류상의 계산법을 현실화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곤이 GM에서 어떤 자리를 맡건 해당 위치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을 하게 되면 심각한 경영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데다, GM과의 연대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했을 때 르노-닛산의 주주들로부터 자본을 잘 굴렸다는 평가가 나올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도쿄 소재 닛코 시티그룹의 한 분석가는 "우리는 GM 연대로 닛산이 단기적으론 어떤 이득도 챙기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단지 닛산이 성공했다고 해서 GM 회생도 잘 되리라는 어떤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즉, 르노가 닛산의 지배주주가 된 후 닛산 구조조정 임무를 맡은 곤은 당시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백지 위임장을 손에 쥐었지만, 만약 GM CEO가 못되고 다수의 이사들중 한명으로 머물게 되면 GM 변신을 시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의 GM 지분 획득으로는 부족하고 가능하다면 50%이상, 적어도 34%의 지분은 손에 쥐어야 GM의 얽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있다.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르노-닛산은 간부들을 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나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디자인책임자 등 핵심 요직에 앉힐 수 없게 된다고 도쿄의 또다른 분석가는 지적했다.
결국 곤이 연대가 성사된다면 이들 3개 기업을 효과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 지는현재로선 매우 불투명하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