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180만톤규모의 냉연공장을 신규로 건설, 올 상반기중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현대강관에 냉연제품 소재인 열연코일(핫코일)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이에 따라 현대강관은 올해 예상되는 핫코일 소요량 70여만톤을 전량 수입하거나 생산량을 크게 줄여야 할 전망이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강관은 올 상반기 전남 율촌에 건설중인 연산 180만톤규모의 냉연공장을 준공,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아래 포철에 예상 원자재 소요량 70만톤중 50만톤을 공급해 줄것을 공식 요청했다.
포철은 이에 대해 현대강관이 냉연공장 건설시 핫코일 공급에 대한 협의도 거치지 않는 상태에서 공장 완공을 앞두고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지자 이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대강관에는 핫코일을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철은 특히 현대강관의 신규 냉연설비 가동에 대비, 지난해 자체 냉연제품 생산을 200만톤 감산하는 등 자구 노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강관에게 모자라는 핫코일을 나눠줄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포철 관계자는 『현대강관의 냉연사업 진출은 일관제철사업을 전제로 시작한 것이어서 핫코일 수급에 관한 업계와의 협의도 없이 이뤄졌다』고 지적하고 『기존 업체에 피해를 주면서 현대강관에 핫코일을 공급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포철의 핫코일 최대 공급능력은 920만톤으로 해외 최소 수출물량인 220만톤을 제외하면 700만톤 정도만을 국내 수요 업체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내수는 40만톤 늘리고 수출은 41만톤 줄인 것이지만 국내 냉연 생산설비 신증설로 인해 올해 심각한 핫코일 공급난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핫코일 수요는 모두 690만톤이었으나 올해는 현대강관(180만톤) 동부제강(50만톤) 등의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수요를 제외하더라도 냉연업체와 강관업체 등의 핫코일 수요가 819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결국 기존 업체들도 최소 120만톤에서 170만톤을 수입해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고 신규수요 발생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강관에게 50만톤을 공급하게 되면 기존 업체 공급분을 빼앗아야 하고 이는 상거래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포철의 주장이다.
기존 거래업체인 동부제강의 경우도 지난해 100만톤을 공급받았으나 올해는 10만톤 줄어든 90만톤만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핫코일 수요 업체들이 원자재 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때 현대강관의 요구는 무리라는 것이 철강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포철이 이처럼 핫코일 공급 불가 원칙을 천명함에 따라 현대강관의 냉연사업 진출은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될것으로 예상된다.【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