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굴욕적 실적'

MS등 4분기 순익 하락·소니 14년만에 적자
주가 급락에 감원등 고강도 구조조정 나서
IBM·애플은 기대이상 성과… 경기침체 무색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노키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따라 굴욕적인 실적을 내놓고 있다. 닷컴 버블이 꺼졌던 2000년대 초반을 능가하는 실적 부진 여파로 감원과 임금삭감 등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22일(현지시간) 전체 직원의 5%인 5,000명의 직원을 내보낸다고 발표했다. 지난 1975년 창사 후 첫 대규모 감원이다. 이 소식에 MS주가는 11.7% 가 급락했다. 이날 MS는 4분기 이익이 41억7,000만 달러(주당 47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47억1,000만 달러, 주당 50센트)보다 저조한 것이다. 다만 매출은 166억 달러로 1.6% 증가했다. MS는 특히 이번엔 예년과 달리 다음 분기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다. 캐서린 애그버트 제프리스앤코 애널리스트는 "MS 같은 거대기업 조차 앞날을 모를 정도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도 4분기 이익이 5억7,600만유로(7억5,000만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69% 줄었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소식에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서 노키아 주가는 무려 9% 가까이 폭락했다. 세계최대의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도 지난해 4분기 순익이 3억8,200만 달러(주당 1.2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12억 달러(주당 3.79달러)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매출은 4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의 간판기업 소니 역시 14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소니는 이날 오는 3월말로 끝나는 2008 회계연도에 1,5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14%가 줄어 7조7,000억 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소니는 지난해 말 1만6,0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6개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엔 엔터테인먼트, 비디오 게임 부문에서 인력을 감축해 1,500억 엔을 추가로 절감하기로 했다. 야후는 감원도 모자라 평직원들의 임금도 동결했다. 직원 임금 동결은 2주 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캐럴 바츠가 단행한 첫번째 비용 절감 조치다. 앞서 야후는 지난달 1,500명의 직원을 줄였다. 반면 일부 IBM과 애플 등은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경기침체를 무색케 했다. IBM은 지난 20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70억 달러, 순이익은 44억3,000만 달러(주당 3.28달러)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애플도 지난 12월에 마감된 2009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8% 늘어 102억 달러, 순이익은 1.9%증가한 16억 달러(주당 1.78달러)를 기록했다고 21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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