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이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경우 아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DB는 AI가 사람간 전염병으로 발전하고 심리적 충격이 1년간 지속될 경우 아시아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6.5% 감소하고 국제무역도 14%(약 2조5,000억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아시아에서 300만명이 사망하고 소비ㆍ무역ㆍ투자 위축에 따른 피해액도 2,82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ADB는 또 만약 AI에 따른 소비위축이 2분기 정도의 단기에 그칠 경우 아시아의 GDP를 2.6%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도 반기보고서에서 AI가 동아시아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AI 변종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그 피해는 2년 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때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사스로 동아시아의 GDP는 2%가량 감소했다.
세계은행은 AI가 확산되면 사람들은 쇼핑과 여행을 자제하고 근로자들도 감염을 우려해 출근을 꺼리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 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6.2%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성장률 7.2%보다 다소 둔화된 것이다.
미국 연방보건부도 3일(현지시간) 각 기관과 국민들의 적절한 대비를 촉구하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미 보건부는 AI 변종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미국에서만 190만명이 숨지고 1,000만명이 입원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 지원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랴오닝(遼寧)성에서 AI가 발생해 닭ㆍ까치 등 야생조류가 집단 폐사했다고 중국 농업부가 3일 국제수역기구(OIE)에 통보했다. 이는 올들어 중국에서 7번째로 발생한 것이다. AI는 서부에서 중부를 거쳐 동부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