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신년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언급한 것이 정치권‘증세논쟁’으로 비화되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원혜영 원내대표 대행 겸 정책위의장은 23일 비상집행위 회의에서 “대통령 신년연설 이후 증세 논란이 일고 있다”며 “대통령이 양극화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금 당장 세금을 올리자는 게 아니라 국민 모두 책임 있는 논의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성장과 예산 지출의 효율성 증대, 각종 개혁 조치가 선행되겠지만 양극화ㆍ저출산ㆍ고령화 문제는 이런 재정적 기반만 갖고는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의장은 특히 “조세 부담률을 높이는 것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해 일방적으로 할 수도 없고 단기적인 문제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신년연설로 촉발된 증세-감세 논쟁이 포퓰리즘에 악용돼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이 사실상 증세 방침이라며 성토를 이어갔다. 이강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 조세 부담률이 19.5%고 4대연금을 합치면 26%인데 더 이상 세금을 올릴 수는 없다”며 “국내총생산 가운데 정부 지출이 높을수록 실질 경제성장률은 하락한다는 게 경제의 기본인데 이조차 모르는 노무현 정권은 대오각성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최고위원도 “양극화를 야기한 장본인은 중산층과 자영업자를 붕괴시키는 방만한 재정을 한 노무현 대통령”이라며 “재정대책을 먼저 내놓고 산업 대책, 경기부양 정책을 세운 뒤 거기에 맞는 예산안을 내놓은 후에야 과세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노무현 정권은 양극화와 재정파탄의 책임을 국민 세금으로 뒤집어씌우는 보복형 정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