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북한이 남북 간 정치ㆍ군사적 대결 해소와 관련된 모든 합의사항의 무효화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합의 폐기를 선언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북의 NLL 침범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은 이에 앞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남북 간)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에 대한 무효화”를 일방 선언하고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 있는 NLL에 관한 조항들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7일에도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전면 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잇따른 도발적 발언을 통해 대남 강경기조를 보이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정치ㆍ군사적 대결 상태와 관련된 모든 합의사항의 무효화와 해상불가침 경계선 관련 조항의 일방폐기 등을 주장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기본합의서 등 남북 간 합의는 쌍방 합의에 의해 수정하는 것이며 일방의 주장에 의해 폐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NLL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남북 간 해상 군사분계선으로 준수돼왔으며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새로운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남북 쌍방 간에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관련 당국 간 협의를 거쳐 북한의 이번 성명에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도발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정부는 북한의 성명에 대해 대체로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당장 군사적 긴장이 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는 (북이 군사적 도발을 할) 빌미를 주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