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정부의 재신임 여부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예금보험공사 시장, 기업은행장 등은 재신임을 받는 반면 산업은행 총재,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등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27일 “금융위의 의견을 마련해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전달하고 이들 기관의 의견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번주 중에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면하는 여덟 개 금융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결과가 먼저 나올 것”이라며 “재임기간과 새 정부의 국정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마인드, 개별 기관의 사정 등이 주요 결정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이철휘 캠코 사장과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재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장은 관료 출신이지만 해당 기관에 대한 전문성이 인정되고 지난해 말과 올 초에 임명돼 재임기간이 짧다는 점이 고려됐다. 우리금융지주와 계열사의 경우 경영 안정을 위해 민간 출신인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재신임하고 관료 출신인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태석 광주은행장과 정경득 경남은행장의 경우 이미 연임을 했다는 점이 불리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한이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경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자연스럽게 교체될 예정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조성익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양천식 수출입은행장은 재임기간이나 업무 평가 등을 감안할 때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산업은행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총재’ 명칭과 권위주의적 업무 행태에 대해 비판을 받았으며 증권예탁결제원은 신입사원 부정 입사와 무분별한 업무추진비 사용 등이 감사원에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