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와 터키에 이어 아르헨티나도 '한국형 원전'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6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훌리오 데비도 아르헨티나 기획부 장관과 양국 정부 간 원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원전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MOU에는 아르헨티나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규원전(OPR-1000) 건설 및 운영 중인 중수로 원전 수명연장 사업과 관련해 양측 사업자 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정부가 이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나라가 신규 원전과 수명연장 사업을 모두 수주할 경우 수주 규모는 국내가격 기준으로 각각 4조원과 1조원 등 총 5조원에 달한다.
데비도 장관은 MOU 체결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 신규 원전 발주는 경쟁입찰로 할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아레바, 러시아, 중국 등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양해각서는 한국전력ㆍ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협력해나가는 데 기본협정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경수로 원전건립에 한국의 협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중수로 원전 2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1기를 건설 중이고 경수로 1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 가동 중인 원전 1기의 수명연장도 추진하고 있다. 총 전력설비는 2만7,840㎿, 이 중 원전 발전량은 1,005㎿로 전체의 4%에 해당한다.
아르헨티나와의 원전협력이 가시화할 경우 한국형 원전은 UAE와 터키에 이어 남미 지역까지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는 의미를 갖는다. 이미 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멕시코까지 감안할 경우 중남미 시장이 중동에 이어 한국형 원전의 새로운 수출 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이들 국가가 먼저 '한국형 원전'에 관심을 보인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지난 7월 주아르헨티나 대사관을 통해 한국형 원전의 도입 의사를 전해온 바 있다.
한편 데비도 장관은 방한 기간 한전과 한수원 경영진과도 면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신고리 원전건설 현장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 원자력회사 및 원자력연구소 관계자도 지난 12일 방한, 한전 및 한수원 실무진과 협력방안을 검토했다.
최 장관은 "이번 양해각서를 계기로 아르헨티나 기술진이 방한해 우리나라의 원전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한국의 기술진도 10월쯤 아르헨티나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빠른 속도로 협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