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암환자의 부모들은 앞으로 자식의 건강에 대한 불안-두려움과 함께 경제적인 문제를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사실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가 어린이 환자의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것이다.
연세대의료원 유철주교수·윤정순 수간호사 등 관계자들은 지난 7~8일까지 경기도 화성 청려수련원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사 후원 「백혈병·소아암환자 가족캠프」에서 『소아 암환자의 가족들은 장래 아이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적인 고충이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암센터 관계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환자의 부모들은 치료후 퇴원을 했을 경우에도 상당수가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또 치료중인 환자의 증세가 악화, 병원 응급실을 찾았을 때 당직의사들의 숙련되지 못한 조기처치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일부 고가의 약물이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와 치료중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저성장 어린이에 대한 성장호르몬제의 의료보험적용 확대도 제도상 보완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설문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자유토론 시간에는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많이 지적됐다. 이날 소아암 환자의 부모들이 제기한 주요내용을 보면 조혈모 채취가 필요한 어린이의 경우 병원의 사정에 따라 시간을 일방적으로 정하지 말고 환자의 증상과 건강상태 감안할 것과 채혈전문 의료진 보강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부대시설의 충분한 확보와 지원문제 등이다.
예를들면 조혈모 채취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컨디션이 좋다면 일요일에도 실시, 환자의 고통을 덜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숙련되지 못한 의료진의 경우 혈관을 찾지못해 심할 경우 10번이상 주사기로 찔러 확인하는 문제를 하루빨리 시정해 달라는 건의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유교수는 『소아암환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애로점이 많다』면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사회사업과 이기주씨는 『이번 행사는 암환자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고충과 의견을 교환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성과를 분석한 후 정례화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빛사랑회(연세의료원 백혈병·소아암 환자들의 부모모임) 주최, 서울경제신문·삼성물산 후원으로 열린 이번 가족캠프에는 「멋진사람 좋은만남 신나는 가족캠프」라는 슬로건으로 암환자와 가족, 의료진 등 90여명이 참여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측은 급성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던 이모(5세)군을 대상으로 최근 자가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군은 ‘서울경제 소아 암환자 기금’으로 지원하는 2번째 어린이. 의료진들은 이군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퇴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항암제와 전신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조혈모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혈액세포를 구성할 수 없다. 이 상태에서 환자 자신에게 저장되어 있는 조혈모세포를 투여, 정상혈액을 만들어 주는데 이것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술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경우는 소아 암환자 중에서 급성백혈병·재발된 악성림프종이나 고형종양 등이다. 고형종양의 경우 항암제만 투여하고 방사선 치료만 받으면 치료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화성=박상영 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