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로닉은 29일 자체 개발한 황반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인 ‘SRT Laser’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조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허가된 의료기기는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Diabetic Macular Edema)을 치료할 수 있다. 루트로닉은 이 기기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통해 84%의 환자에게서 시력 개선 및 유지 결과를 얻은 바 있다.
‘SRT Laser’는 눈의 시력을 담당하는 시세포의 50% 이상이 밀집한 황반 부위를 겨냥해, 망막색소상피층(이하 RPE, Retinal Pigment Epithelium)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원리다.
RPE층은 신체 부위 중 재생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광수용층(Photo-receptor, 빛의 감지 및 중심 시력의 주요 부위)에 영양을 공급하거나 찌꺼기를 배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RPE층에 이상이 생기면, 황반에 밀집한 광수용층이 활성화되지 않아 시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황반은 우리가 책을 읽거나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주요 부위다.
‘SRT Laser’는 이상이 생긴 RPE층을 안전하게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RPE층이 재생을 통해 황반부 신진대사를 정상화해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을 치료하게 된다.
이번에 허가받은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실명의 원인이 되는 3대 질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은 미세혈관 조절에 문제가 생겨 안구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야기한다. 이때 자라난 신생혈관이 파열돼 망막의 중심부에 삼출물 누출을 일으키면 황반부종이 일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는 28만5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는 22%인 6만3천여명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인 당뇨병 전문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 세계 당뇨 환자 유병율은 2억8500만명으로, 2030년이면 4억3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출처 : 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식약처는 이번 제품 허가로 황반 관련 질환 치료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 동안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초점이 맺히는 부분으로, 기존 안과용 레이저 치료기로는 황반의 중심부까지의 치료가 시도된 바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허가된 ‘SRT Laser’는 음파와 빛의 산란율 감지를 통해 RPE층에 레이저 치료광이 흡수된 정도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옵토-어쿠스틱 시스템(OA, Opto-acoustic System)’과 ‘리플렉토메트리(Reflectometry)’기술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는 그동안 시행되고 있는 질환 치료술의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이전까지는 주사기를 이용해 안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를 했지만, 이번에 허가받은 안과용 레이저수술기를 이용하면 통증 없이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는 “독일의 대학연구소와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황반 치료 레이저는 한국에 이어 유럽 CE에서도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허가를 통해 루트로닉이 기존 에스테틱 레이저 의료기기 기업에서 초정밀 분야 수술까지 분야를 확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루트로닉은 이번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대한 적응증 허가를 시작으로, '연령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과 '중심성장액맥락망막병증(Central Serous Chorioretinopathy, CSC)'에 대한 적응증을 점진적으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