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리스크 현장을 가다] 인도증시 내년말까지 상승반전 어려울 것… 보유외환 충분해 외환위기 가능성은 없어

■ 모한티 NSE 부소장


인도증권거래소(NSE)의 니르말 모한티(사진) 부소장은 인도 주식시장이 내년 말까지는 본격적인 상승흐름을 타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5일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NSE 본사에서 만난 니르말 부소장은 "요동치는 환율과 악화하는 경상수지 적자, 고물가 등을 고려할 때 인도 주식시장은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며 앞으로 1년 반가량은 증시가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던 인도 증시는 올 들어 변동성이 증폭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만101포인트까지 올랐던 센섹스지수는 이후 3개월 사이 9.3%나 하락해 4월에는 1만8,22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5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하자 자금이탈의 직격탄을 맞고 다시 크게 후퇴해 현재는 1만9,200포인트 안팎에 머물러 있다.

니르말 부소장은 특히 외채가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 경영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기업들의 외채 상환 부담이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크리실의 분석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인도 기업의 외채 규모는 2,000억달러에 달하며 이 중 절반은 환헤지가 되지 않는다.

니르말 부소장은 향후 6개월간 루피화 환율은 달러당 58~62루피의 낮은 수준(루피 가치 하락)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니르말 부소장은 인도 경제 혼란의 진폭이 1997년의 외환위기 정도로 극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과 관련해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주면서 매우 점진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 경제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외환시장 진폭이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환보유액이 충분한데다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 수입에 높은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 점 등이 혼란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도중앙은행(RBI)이 물가 못지않게 경제성장률에 신경을 써야 하므로 환율 안정을 위한 단기조치를 추가로 내놓을 수는 있어도 기준금리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