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연일 꺾이는 것과 달리 장기침체에 시달리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는 부활 신호를 보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24일(현지시간) 유로존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0.1을 기록해 지난 2011년 7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49.1)을 웃도는 것으로 유로존 제조업 경기가 오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확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제조업ㆍ서비스 동향을 합친 종합 PMI도 50.4를 기록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전문가 예상치(49.1)와 6월의 48.7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유로존의 7월 PMI 회복을 주도한 것은 유로존의 양대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다. 독일의 산업생산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최대폭까지 뛰어올랐다. 프랑스의 산업생산 역시 1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MI가 1년반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는 사실은 유로존이 3·4분기부터 경기회복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독일과 프랑스의 서비스업 지표도 호조를 띠면서 전망이 더욱 밝다"고 강조했다.
마킷은 또 독일과 프랑스를 제외한 유로존 국가들의 7월 산업생산 감소세가 2011년 6월 이후 가장 미약했다며 유로존 전반에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표적인 '유럽의 병자'로 꼽히는 스페인이 이날 발표한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스페인의 2·4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0.1%로 8분기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렀지만 1·4분기의 -0.5%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돼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재정위기와 경기불황에 시달리던 스페인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올 하반기에는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유로존 경기가 올 하반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마틴 반 빌렛 ING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경기회복은 더디고 국가별로 고르지 않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중국의 경기둔화가 유로존 수출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