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22일 "역대정권이 규제완화를 추진했으나 깃털만 건드리고 몸통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외형위주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2일 경주보문단지 교육문화회관에서 '우리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강연을 통해 "정부가 지난 93년 이후 1만2천건을 규제완화해 외형상 놀라운 성과를 거뒀지만 중복규제 및 2000년 이후 726건의 규제를 신설하는 등 기업은 목마르다"고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 수도권기업의 해외진출이 1년새 11% 증가했고 제조업 신설법인이 전년보다 절반 감소하는 등 기업의 해외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며 "때이른제조업 공동화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IT.전자 등 첨단산업의 해외이전은 미래성장의 적신호이며 사후 재건보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은 일부 대기업에 한정됐고 10곳 중 3곳은 투자에 실패해 중국진출이 한국경제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는 외환보유액, 경제성장률 등으로 볼때 위기재발의 가능성이 낮지만 신용불량자 및 청년실업 증가가 민생현안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수출만 고공행진할 뿐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심화돼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민간소비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소비심리 위축현상도지속되고 이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부진의 이유는 저소득층에서 신용불량자 증가, 중산층은 사교육비와주거비 증가, 고소득층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투자대상 부재 등 다양하다"고 분석했다.
박 회장은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인 가운데 기업의 여유자금이 풍부하고 공장지을 땅이 남아도는데도 투자가 부진한 것은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상승, 87년 이후 노사관계 불안정, 정부의 각종 규제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속한 11.6%의 노조가 과보호를 요구해 나머지 88.4%가 피해를 본다"면서 "양대 노총은 기득권보다 전체 노동자의 근로조건 균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실업자 80만명 중 절반이 청년실업자인 현실에 대해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와 대학교육의 질 제고, 기업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노사관계 안정이 요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매년 40만명이 사회로 나오는데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ㆍ금융권은 3만명 밖에 수용할 수 없다"며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선택해 '내가 이 기업을 키운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경주=연합뉴스) 홍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