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 계열회사인 온미디어가 7월을 목표로 증권시장 상장절차를 빠르게 밟고 있다. 영상 미디어회사 가운데 SBS는 물론 MBC의 인터넷자회사인 iMBC, YTN 등이 이미 상장돼 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지만 온미디어의 상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온미디어가 그간 케이블TV시장에서 보여준 파괴력 때문이다. 이 회사가 현재 운영중인 채널은 투니버스(어린이만화영화), OCN(영화), 캐치온(영화), 수퍼액션(오락), 온스타일(여성ㆍ스타일), MTV(음악), 바둑TV, 온게임넷(게임) 등 총 11개. 국내 방송사 가운데 가장 많은 채널을 보유중인 국내 최대의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다. 투니버스(어린이 만화채널)만 자체운영하며 나머지 채널은 자회사 형태로 거느린 지주회사 형태로 운영중이다. 57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케이블TV방송국(SO)도 자회사로 갖고 있다. 95년 케이블TV 출범 당시 동양그룹 계열 애니메이션 채널인 ‘오리온카툰네트워크’(현재 채널명 투니버스)로 미디어 사업의 첫 삽을 뜬 온미디어는 2001년 동양그룹에서 미디어ㆍ엔터테인먼 트 부분이 ‘오리온그룹’이란 이름으로 계열 분리돼 나오면서 오리온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똬리를 틀었다. “케이블 채널에서 2위란 의미가 없습니다. 확실히 1등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켜왔고 앞으로도 그런 기조는 이어질 것입니다.” 온미디어 김성수 대표(44ㆍ사진)는 “앞으로 2~3년간 벌어들이는 자금은 모두 콘텐츠 제작에만 투입하겠다”며 “지난 10년간 확장에 힘썼다면 향후 10년은 정교화에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미디어가 지금의 1등 자리에 올라서게 된 힘은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삼성, 대우 등 대기업들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썰물 빠지듯 PP사업에서 발을 뺄 때 온미디어는 조용히 시장에 나온 채널 매물을 사들였다. 그 당시 인수했던 OCN, 바둑TV, 캐치온 등은 현재 100개가 넘는 국내 케이블채널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채널들로 성장했다. 이후 온게임넷, 온스타일, 수퍼액션 등 개국한 채널들마다 모두 자신의 장르에서 1위 자리로 올라서는 히트를 쳤다. 94년 투니버스 개국 준비 때부터 10년 넘게 이곳에서 한 우물을 파오고 있는 김 대표는 “언젠간 시장이 열릴 거라고 낙관했다”는 말로 ‘역발상의 힘’을 설명했다. “TV가 있고 시청자가 있는 한 PP사업은 잘 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어요. 지상파가 채널 숫자의 한계로 시청자의 모든 욕구를 채워줄 수 없기 때문에 케이블 시장이 언젠간 만개할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상승하는 힘에 맞춰 도전도 만만찮다. 영화(OCN, 캐치온), 게임(온게임넷), 애니메이션(투니버스) 등 온미디어가 주력하고 있는 장르가 재미만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재밌다’는 말은 그만큼 시청자를 만족시키고 있다는 또 다른 말”이라는 말로 재해석을 주문했다. “시청자가 보지 않는 프로그램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재미라도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받았다. 김 대표는 영화, 게임, 라이프스타일 등을 3대 주력장르라고 소개한 뒤 현재 잘하고 있는 분야는 더 특화시켜 강화하고 신규 파생채널은 단계적으로 진입한다는 ‘듀얼(dual)전략’도 공개했다. 특히 그간 수입중심으로 채워왔던 영상콘텐츠는 단계적으로 줄이고 자체제작한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미 콘텐츠 개발사업팀 구성은 끝났습니다. 내년까지는 시행착오도 각오하고 있고요. 케이블TV산업이 제 평가를 받으려면 반드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야 돼요.” 김 대표는 작년 작년 2,500억원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3,200억원을 매출목표롤 잡고 있다는 야심도 내비쳤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디어회사로 키워낼 것입니다. 다만 현재는 최선을 다할 뿐이고요.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당분간 콘텐츠와 사람(인재)에게 집중 투자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일 뿐 입니다.” ▲김성수 대표는?
▦62년 서울생 ▦88년 고려대 불문과 졸업 ▦90년 제일기획 입사 ▦95년 투니버스 방송본부장 ▦2000년 온미디어 총괄본부장 ▦2003년~ 온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