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비밀회동' 단서잡기 전방위 압박

검찰, 관계자 10명 통화기록 이어 위치정보까지 추적… 이르면 내주 윤곽 나올수도

檢출석 조응천 "부끄러운 일 안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5일 오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기 전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정부의 숨은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관 등 10명이 강남 식당 등에서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고 국정에 개입해왔다는 의혹의 전말이 다음주 중에 규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회동 의혹을 받고 있는 관련자 10명의 통화기록 등 핵심 정보를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한데다 이들의 시간대별 위치정보를 집중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관련자들을 줄소환해 이에 대한 규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정씨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청와대 비서관 등 10명의 휴대폰 통화기록과 통화 당시 기지국 위치정보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통화기록과 위치정보는 정씨와 청와대 비서관들의 관계를 놓고 여러 말이 무성한 가운데 이들이 실제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자주 연락을 취할 만큼 친밀한 사이였는지, 청와대 문건에 나온 것처럼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기 위해 집중적으로 연락한 적이 있는지 등을 밝혀줄 핵심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씨와 일부 청와대 관계자가 자진해서 통화기록 등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경우 자료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법원으로부터 통신사실 조회 허가서를 받아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비밀회동이 있었다는 서울 강남 식당 3곳에서 내부 폐쇄회로TV(CCTV), 결제·예약 내역 등도 확보해둔 상태다. 비밀회동의 실체를 가릴 준비자료는 거의 다 갖춘 셈이다. 검찰은 이번주 말에 확보한 자료들과 소환 조사한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경정 등의 진술 내용을 분석하는 데 집중해 이르면 다음주 중에는 비밀회동의 실제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청와대 문건 작성 경위와 유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조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 경정의 직속상관으로 지난해 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퇴 소문에 대한 진상을 알아보라며 박 경정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은 이후 '청(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해 윗선에 보고했고 이 문건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문건 유출자로 지목 받아왔다. 조 전 비서관은 박 경정이 문건을 유출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사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검찰에 출석해 "주어진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했을 뿐 가족과 부하 직원들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도 문건은 신빙성 있는 제보와 자료로 작성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비밀회동이 실제로 있었음을 증명할 사진 등 객관적인 자료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 외에 제3자를 통한 유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추가 수사가 필요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검찰은 다음주에는 압수물·진술 내용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씨와 조 전 비서관의 상관이었던 홍경식 전 민정수석, 비밀회동의 멤버 한두 명을 추가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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